'부동산 암흑기' 건설사들, 미수금 급증에 '안절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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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암흑기' 건설사들, 미수금 급증에 '안절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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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건설사들이 시공을 완료하거나 분양 후에도 받지 못하는 미수금이 증가하고 있어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지난 몇 년 간 주택시장 호황기에 사업장을 확장했는데, 분양경기 악화와 원자재·인건비 상승 등으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제표상 매출이 늘면 외형 성장을 이룬 것 같이 보이지만 대금을 받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건설사의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미쳐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수금은 건설사가 공사나 분양을 진행하고도 발주처에서 받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자금 회수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금처럼 건설경기가 좋지 않고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회수가 지연되면서 부실 위험이 커진다.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4874가구다. 전월대비 1119가구(1.8%) 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867가구로 한달새 4.4%(504가구) 증가하는 등 지난해 8월부터 7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은 건설사 부실에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며 "미분양 증가는 곧 공사미수금, 분양미수금 등 매출채권 회수를 지연시켜 운전자본부담을 가중시키고 현금의 부족으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건설업황 저하시기에 부실 사례를 살펴보면 건설사들의 부실은 소수의 미분양 프로젝트부터 시작됐다. 두산건설의 재무구조 악화는 일산 제니스 미분양부터 시작됐고, HL D&I 한라의 대규모 손실 역시 영종하늘도시, 파주 운정지구 등으로부터 비롯됐다.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신세계건설 등 건설사의 미수금이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GS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미수금 장부금액 합계는 2조6579억원으로 전년 2조3862억원에서 3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신세계건설도 지난해 연결기준 미수금이 136억원에 달했다. 전년도 미수금 61억원에 비해 121%가량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들은 공사대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최근 발표한 '주요 건설업체 2023년 잠정실적 점검' 보고서에도 작년 3분기 말 기준, 20개 건설사의 미수금은 약 31조4000억 원에 달했다. 전년 말 대비 25.4% 증가한 수치다.

한기평은 주택경기 및 실물경기 저하 시점에서는 분양률이 70% 상회하더라도 대금회수가 미진하여 운전자금부담이 확대·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따라서 미수금과 미분양 관련 손실 반영 규모가 개별 건설업체들의 재무건전성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저하 추세로 돌아선 2021년 하반기에서 2022년에 착공에 들어간 사업장들의 준공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준공시점 미분양 관련 손실 반영이 곧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착공 PF(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대위변제 과정에서의 미수금, 이에 따른 대손 인식 과정에서도 손실 규모를 확대시킬 수 있어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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