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우는 라인야후…2억명 이용자 日에 강탈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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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우는 라인야후…2억명 이용자 日에 강탈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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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라인야후가 이사진 교체, 기술 독립 등을 추진하며 '네이버 색채 지우기'에 돌입했다. 일본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 유일한 한국인이 사퇴하면서 라인야후 이사진은 일본인으로만 구성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가 2억명에 육박하는 라인이 일본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네이버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결산 발표회에서 "대주주인 위탁처(네이버)에 자본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총무성 행정지도에 따라 네이버에 지분 매각 요청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라인 앱 사용자 약 52만명에 달하는 개인 정보가 유출된 바 있다. 이에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첫 번째 행정지도를 발표했고, 라인야후는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일본 총무성은 지난달 16일 '재발 방지 대책이 불충분하다'며 2차 행정지도를 냈다. 특히 당시 자본 관계 검토를 포함한 적극적인 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에 따라 라인야후는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요청하게 된 것이다.

라인야후는 지분 매각 요청 외에도 이사진 교체 등 본격적으로 네이버 색채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라인야후는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신중호 대표이사 겸 CPO의 사내이사 퇴임 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이사회 멤버 중 유일한 한국인이자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네이버 출신 신중호 대표가 물러나게 되면서 라인야후 이사진은 전원 일본인으로 꾸려짐과 동시에 네이버와의 관계 단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오케타니 타쿠 최고 전략 책임자(CSO)도 이사진에서 퇴임하면서 라인야후 사내이사는 소프트뱅크 측 인사인 카와베 켄타로 대표이사 회장과 이데자와 다케시 대표이사 CEO만 남게 됐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신중호 CPO의 이사진 퇴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라인야후는 기술 독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사진 교체와 함께 '탈네이버'를 선언한 것이다.

이데자와 CEO는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기술적 협력 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인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메신저로 거듭나고 있어 이번 라인야후의 행보와 네이버의 대응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 재팬이 개발한 라인은 일본 월 사용자가 9600만명에 육박할 만큼 일본 대표 메신저 앱로 자리 잡고 있다. 대만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현재 라인 이용자는 2억명 규모로 추산된다.

네이버가 라인을 일본에 넘기게 될 경우 네이버의 아시아 시장 공략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지분을 회수하고 이를 AI 사업 등에 투자할 수 있으나 1억명에 달하는 일본 시장을 포기해야 하며, 동남아 시장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진 교체, 기술 독립이면 네이버 지우기에 돌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국내에서도 현재 라인 사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지분 변경이 마냥 쉽게 이뤄질 수는 없는 만큼 일본에 꼭 뺏긴다고만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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