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열풍'…한미약품, 'K-블록버스터 신약' 닻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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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열풍'…한미약품, 'K-블록버스터 신약' 닻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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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를 정면돌파한 한미약품이 글로벌 빅파마들이 장악한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사진=픽사베이]
오너리스크를 정면돌파한 한미약품이 글로벌 빅파마들이 장악한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사진=픽사베이]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비만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며 거대시장을 형성한 가운데 한미약품이 국산 비만치료제를 통해 글로벌 블록버스터(연간 1조원 매출의 제품) 달성에 도전한다.

한미약품의 모회사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한미 비만 파이프라인(H.O.P)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한미만의 차별화된 맞춤형 포트폴리오 구축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비만 관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며 가장 빠른 임상 개발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한미약품이 첫 국산 비만치료제를 배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H.O.P 프로젝트는 한국인 맞춤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차세대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 코드명 HM15275)'를 포함한 치료제 5종으로 구성돼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올해 1월 성인 비만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국내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한국인 맞춤 비만치료제다. 기존 비만치료제들이 서양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국인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2026년 상반기까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을 마무리하고 3년 안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사 공장인 '평택 바이오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라 안정적인 공급과 국내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도 갖출 예정이다.

HM15275는 GLP-1·위억제 펩타이드(GIP)·글루카곤(GCG) 등 각각의 수용체 작용을 최적화해 비만 치료에 특화되고 부수적으로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포만감을 증가시켜 체중을 감소시키고, 인슐린 분비와 감수성을 개선해 혈당 조절을 원활하게 한다.

GIP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약리학적 이점을 향상하는 동시에 메스꺼움·구토·설사 등 일반적인 위장관 부작용을 완화해준다.

GCG는 포만감 조절과 함께 에너지 소비 및 지질 대사 조절에도 관여한다.

한미약품은 세 가지 약리작용을 적절히 활용해 비만뿐만 아니라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에 대한 치료 잠재력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앞선 비임상 연구에서는 근손실을 최소화해주면서 다양한 대사질환 모델에서 기존 비만치료제 대비 우수한 치료 효능을 보여줬다.

지난 3일(현지시각)에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HM15275의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으면서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임상에서는 HM15275의 안전성·내약성(환자가 부작용을 견뎌낼 수 있는 정도)·약동학(약물의 흡수·분포·대사)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오는 6월에는 삼중작용제 계열 최고신약이 가진 잠재력, 차별화된 치료 효능을 증명하기 위해 미국에서 열리는 '2024 미국당뇨병학회'에 참가해 4건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비만약 시장이 신약 개발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30년 1000억달러(약 136조원) 규모를 달성할 예정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 정보 등록 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GLP-1 계열 약물 임상은 2000개 이상이다. 임상 3상 이상 단계를 진행하고 있는 제품도 100개가 넘게 등록돼 있어 시장 경쟁의 치열함을 증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표적인 글로벌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젭바운드 등이 시장 규모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공급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 후발주자인 한미약품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HM15275는 세 가지 약리작용을 적절히 활용해 비만뿐만 아니라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영역에서 치료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라며 "기존 치료제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돌파한 양질의 체중 감량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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