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병원 주1회 외래·수술 중단…의정 '강대강' 환자불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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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병원 주1회 외래·수술 중단…의정 '강대강' 환자불안 가중
  • 인터넷팀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4월 23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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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수술, 취소·연기 잇따라…대학병원 손실도 '눈덩이'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중증 환자와 가족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증이나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는 유지되고 있으나 일부 대학병원이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휴진하기로 하면서 다른 병원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공의가 빠져나간 대학병원들의 손실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일부 병원은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

◇ "외래진료, 잠시라도 중단 안 돼"…속 타는 환자·가족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에는 외래진료를 기다리는 환자와 보호자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최근 논의 중인 주 1회 외래진료·수술을 중단 방안에 대해 모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들 재활 치료를 위해 경기 화성에서 왔다는 A(35)씨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심장 수술을 받아 한 달에 한 번은 병원에 오는데 평소에도 긴 대기시간이 의사 파업 이후 더 길어졌다"며 "일주일에 하루 쉬기까지 하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담도암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라는 나경창(77)씨는 "전공의 파업으로 교수님들이 바쁘고 힘들어하시는 게 눈에 보인다"며 "사람이니까 쉬긴 쉬어야 하겠지만 환자가 이렇게 많은데 병원이 문을 닫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했다.

피부암 중 하나인 흑색종 환자와 가족들이 활동하는 한 온라인 카페에는 "진료 예약이 취소됐다", "수술이 연기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등 고민을 토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외래진료일정표 보는 내원객
19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내원객이 외래진료일정표를 살펴보고 있다. 

◇ "의료 사고는 막아야"…일부 대학병원 매주 1회 외래진료 휴진

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휴진하기로 했다.

비대위 소속 교수 336명 가운데 136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외래 진료와 수술은 원칙적으로 쉬고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등 응급·중환자 진료와 수술은 지속할 방침이다.

비대위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병원 측과 합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도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수술을 중단하고 5월 3일부터는 매주 금요일마다 외래 진료를 중단할 예정이며, 응급 중환자 진료 수술만 지속한다.

원광대 비대위 관계자는 "교수들의 피로도가 너무 누적돼 물리적 한계에 다다른 만큼 모든 교수들의 동의를 받고 수술 및 진료 축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 교수들도 지난 5일부터 "의료진의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고 소진으로 인한 의료 사고를 방지하겠다"며 매주 금요일 개별적 외래 휴진에 들어갔다.

'전공의 선생님 휴진'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해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19일 대구 한 대학병원 진료실 앞에 전공의 휴진으로 교수 외래진료가 늦어진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 대학병원 손실도 '눈덩이'…비상경영체제 돌입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대학병원 손실액도 늘고 있다.

부산대병원의 누적 손실액은 전공의가 집단 이탈한 지난 2월 20일부터 지난 18일까지 250억원으로 병원은 지난 19일부터 비상 경영체제 3단계에 돌입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필수 분야가 아닐 경우 지출을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며 "직원 단축 근무도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북대병원은 이번 상반기 운영 자금으로 총 500억원을 차입했으나, 교수들의 집단행동으로 자금 소진 시점이 5월로 한 달 앞당겨지는 등 심각한 자금난에 처했다며 수백억 규모의 추가 차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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