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의 시선] 알리와 테무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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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의 시선] 알리와 테무의 습격
  •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4월 22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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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통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로 인한 대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알리와 테무는 대표적인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다. 이들은 중국생산자와 세계의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유통방식으로 극단적 저가를 지향하고 있다. 그리하여 출시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여러 나라에서 점유율을 급격하게 높이고 있다.

알리와 테무의 돌풍은 우리나라 뿐 만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과 교역이 활발하고 우리나라의 바이어들이 중국 물건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따라서 그 영향도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 중국물건 수입 사업은 어려워 지는 수준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불가능 해 졌다. 한국 수입업자들은 유통마진도 높지만 관세와 품목검사에서 알리나 테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중국 생산자의 경우 일정 금액 이하는 면세가 되며 시험검사 의무도 없다. 그러나 한국 수입업자는 대량수입으로 인하여 관세를 내야 하며 반드시 시험검사도 통과해야 한다.

알리와 테무 상륙이후 이미 50% 넘는 한국 수입업자가 폐업했고 나머지 업체도 조만간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물건 수입업자만의 몰락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공산품은 중국산이다. 중국 공산품 판매 만으로도 대규모 트래픽 유치가 가능 해진다. 그러면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제 중국 공산품 뿐 아니라 한국의 공산품, 신선식품도 가격 경쟁력이 생기게 된다.

즉석밥의 대명사 햇반을 가장 싸게 파는 곳은 알리익스프레스 다. 트래픽이 높아지면 대량구매가 가능하고 구매 단가가 낮아져 배송료가 내려간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진출은 경쟁으로 인한 소비자 효용의 증가 측면을 넘어서는 차원의 문제이다.

단기적으로는 어차피 같은 중국 제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니 소비자 효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느껴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유통업체의 파멸이 일으킬 것이며 국내 유통 시장이 중국업체에게 종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쿠팡이츠나 배달의 민족 덕분에 매출이 늘어 좋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들의 피를 빨아먹는 가장 큰 대상이 배달대행 업체들이라고 토로한다. 그들이 정말 밉고 싫지만 배달대행을 통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는게 현 실정이다.

한국의 소비자들도 당장 저렴한 구매로 이득을 보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안한 예감이 든다.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중국 이커머스를 이용하지 말자고 할 수는 없다. 같은 물건을 저렴하게 판다면 이용이 느는 것은 자본주의의 당연한 논리이다. 국내 유통업계가 알리와 테무의 진출을 지혜롭게 대처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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