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 전문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손발이 찬 것을 수족냉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비슷한 증상으로 손발이 차고 저리면서 가끔 살을 에는 통증이 있다면 '레이노이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레이노이드증후군에 걸린 뒤 추위에 노출되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창백해졌다가 푸른빛으로 바뀐다. 회복단계에 접어들면 다시 붉게 변했다가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온다. 손발이 차다는 비슷한 증상 때문에 수족냉증과 혼동되는 레이노이드증후군은 혈관염, 피부경화증,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을 동반한다. 심한경우 동상에 걸린 것처럼 일부조직에 피가 통하지 않는 조직괴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편강한의원 서초점 서효석 원장은 "수족냉증이나 레이노이드증후군 모두 혈액순환 장애에서 비롯된다"며 "인체는 기가 혈을 이끌어 온몸을 순환하면서 영양소를 공급하고 체온을 유지시킴으로써 생명을 유지하는데 기와 혈에 문제가 생기면 말초조직부터 혈액순환에 장애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4년 6876명이던 레이노이드증후군 환자는 2008년에 1만9565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이중 여성환자가 남성환자보다 28% 많았는데 여성이 요리와 설거지, 빨래, 청소 등을 하면서 남성보다 찬물에 접촉이 많고 짧은 치마를 입는 등 하체를 차게 노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수족냉증과 레이노이드증후군의 치료는 가급적 찬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서 기혈의 순환을 촉진하는 쪽으로 접근한다. 기혈의 순환을 촉진하려면 먼저 폐의 기능을 활성화해 자연의 기운을 최대한 많이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 원장은 "몸속을 돌아다니며 영양소를 공급하는 혈액은 혼자 힘으로 순환할 수 없으므로 누가 힘껏 밀어주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힘이 바로 기"라며 "외적으로 호흡하면서 대자연과 기운을 주고받고, 내적으로는 인체의 모든 기를 주관하는 폐를 강화시키면 모든 기관이 원활하게 돌아가 제기능을 다하게 돼 수족냉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족냉증은 가벼운 증상처럼 보이지만 오래 방치할 경우 저림증상이나 통증, 부인과질환 등 다른 질환이 동반돼 큰 병으로 악화될 수도 있어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수족냉증의 예방법을 미리 알아두고 주의하는 것이 좋다.
설거지나 손빨래를 할때 반드시 고무장갑을 이용한다.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젖은 손은 바로 수건으로 닦는다. 손시림 증상이 있는 경우 조금 차가운 물건을 접촉할 때에도 장갑을 낀다. 냉동실에서 차가운 음식을 꺼낼 때도 마찬가지이며 평상시에도 옷을 따뜻하게 입는 것이 좋다. 몸의 중심부 온도가 높으면 수족냉증과 레이노이드 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담배를 피우면 혈관을 수축시켜 수족냉증 유발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금연한다. 겨울철 외출할때는 장갑을 끼는 것이 좋으며 보온효과가 큰 벙어리장갑이 효과적이다. 따뜻한 물과 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수족냉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컨슈머타임스 강윤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