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이 허위∙과대광고 의혹에 휘말려 진땀을 빼고 있다.
1알만 먹으면 충분하다는 식으로 홍보된 비타민 제품이 실제론 9알을 한꺼번에 먹어야 비타민C 하루 권장량에 도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제약 측은 직접 만든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발을 뺐지만 홍보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돼 빈축을 사고 있다.
◆ 하루 한알이면 충분? 뭐가?
7일 국내 유통 및 소셜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맛있는 비타민C(레몬맛)'를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제조사는 '팜크로스'라는 소규모 건강보조식품 업체다.
문제는 해당제품의 판매페이지에서 노출되는 마케팅 문구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낱개제품 비타민 함량을 오인하게끔 작성돼 있다는 점이다.
'하루 한알이면 충분한 맛있는 비타민C', '몸에 좋아 한알! 맛있어서 한알!' 등 1알만 섭취하면 하루치 비타민C를 모두 섭취할 수 있는 것처럼 표현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제품포장을 꼼꼼히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양성분' 항목에는 1회 제공량이 9정(8.1g)으로, 이때 섭취할 수 있는 비타민C의 총량은 270mg(270%)으로 적시돼 있다. 괄호 속 퍼센티지는 1일 영양소 기준치에 대한 비율이라고 안내돼 있다.
즉, 1알을 섭취했을 경우 불과 30mg의 비타민C만이 체내로 들어오는 효과를 낳을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영양학회가 권고한 비타민C의 하루 권장량인 60~100mg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하루 한알이면 충분한 맛있는 비타민C'라는 경남제약 측의 홍보문구가 설득력을 크게 잃는 대목이다. 다른 영양성분 함유량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탄수화물은 8g(2%), 당류는 7g에 불과하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맛있는 비타민C'는 1회 분량이 총 9정이 맞다"며 "1회 제공량당 범위인 6.7~19g을 기준으로 제품이 만들어 졌기 때문에 성분 표기법상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영양기능정보나 영양성분정보를 정확히 보지 않은 데서 벌어진 사안"라며 "소비자가 (제품의 영양성분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책임선상에서 물러났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자가 제품명을 수 차례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사가 어디냐"는 답변만 늘어놓다 "동아제약과 같은 제약사들도 그렇게(제조는 하지 않고 판매만) 하는 제품이 있다"며 타 부서로 전화를 돌리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경남제약 측이 홍보문구 제작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의 홍보문구를 활용해 제품을 판매해온 온라인 유통사 관계자는 "밴더사(중간유통업체)로 부터 제품과 홍보문건 일체를 넘겨 받았다"며 "밴더사에 문의하니 제조사인 팜크로스와는 관계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제조사인 경남제약이 직접 (홍보문구를) 작성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제약의 홍보) 문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며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밴더사와 협의해서 수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제조사의 과대광고 행위의 경중판단에 따라 시정명령이나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중차대한 사안으로 해석되는 경우 최대 영업정지 15일의 처분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