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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항공사보다 저렴한 항공료 때문에 해외여행 시 국외항공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피해도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예약 취소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가 하면 수하물 사고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발생 시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고객센터 등의 연락처 조차 제대로 안내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 "책임감 눈곱만큼도 없는 항공사"
필리핀으로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한 A씨는 세부퍼시픽항공을 통해 150만원 상당의 할인항공권을 예약했다. 예산이 충분치 않은 탓에 국적항공사보다 저렴한 국외항공사를 선택했다.
개인사정으로 여행을 갈 수 없게 된 A씨는 티켓을 취소하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구매한 티켓을 취소∙환불 하려면 필리핀 본사로 연락해야 한다는 업체 측 설명에 따라 A씨는 항공사 홈페이지에 안내된 이메일로 취소 요청을 했다. 보름이 지나도록 A씨는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세부퍼시픽항공의 한국총판업체와 뒤늦게 연락이 닿은 A씨는 전화상담을 통해 예약을 취소했다. A씨가 환급 받을 수 있는 금액은 5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이마저도 상담원에 따라 환급 금액을 다르게 설명했다.
A씨는 "티켓의 환불조건 같은 중요한 사안은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알려야 하는데 안내가 형식적이었다"며 "이메일 상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자 개선은커녕 이메일 주소를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B씨는 아에로플로트 러시아항공을 이용해 인천공항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마드리드로 이동했다. 마드리드에 도착해 확인한 결과 환승 과정에서 가방 2개가 분실됐다.
러시아항공에 이메일 및 전화통화를 수 차례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가방에는 속옷은 물론 생활 필수품들이 들어있었던 터라 B씨는 현지에서 급히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 사용해야 했다.
B씨는 이틀만에 짐을 되찾을 수 있었다.
B씨는 "휴가 중 불필요한 심리적∙육체적 불편을 겪었다"며 "책임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러시아항공에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소비자원이 항공여객서비스 상담 및 피해구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항공여객서비스 소비자상담은 1830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1.9% 가량 증가한 수치다.
◆ 소비자원 "국외항공사 피해 발생시 원활한 처리 어려워"
이 가운데 실제 피해구제 접수가 이뤄진 것은 18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6% 증가했다. 소비자원은 국외항공사 관련 피해가 늘어난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외항공사 관련 피해는 86건으로 전년 대비 2.3배 증가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국외항공사는 환불 등이 매우 까다롭고 수하물 관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활한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며 "운항스케줄을 수시로 확인하고 고가이거나 파손되기 쉬운 물품은 반드시 휴대하고 타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싼 게 비지떡' 이라는 식의 불만 여론이 감지됐다.
직장인 이모씨는 "국외항공사를 이용하면 표면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티켓 취소나 환불, 피해발생시 겪게 되는 시간적∙금전적 비용을 고려하면 싼 것 같지도 않다"며 "소비자가 항공사 선택 시 꼼꼼히 비교해 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