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차량이 속출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에 육박했다.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들이 지급해야 할 보험금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자동차보험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내년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5%로, 전년 대비 2.3%포인트(p) 올랐다.
손해율이란 '받은 보험료 대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보험료 인상·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80%가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져 있다.
올 상반기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현대해상이 80.7%를 기록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뒤이어 삼성화재(79.2%), KB손해보험(79.4%), DB손해보험(78.7%) 등이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원인은 지속적인 보험료 인하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고당 손해액 증가로 풀이된다.
손보사들은 2022년에는 1.2~1.4%, 2023년에는 2.0~2.1%, 올해 2월에는 2.5~3.0%가량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했다.
2023년 전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2~2023년 보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다소 개선되면서 보험료 인하 이전 시점인 2021년 81.5%에서 1.0%p 감소한 80.5%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른 차량 운행량 증가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차량 가격과 수리비의 상승으로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형사의 경우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비교적 높아 보험료 인하 효과가 보다 크게 나타났으며 사고빈도 및 사고심도 등의 변동성 또한 대형사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나 최근 손해율이 악화하고 있다"라며 "보험료 인하 효과 지속, 인플레이션 상승 등에 따른 손해액 증가 등으로 대형사의 손해율도 악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저위험 운전자와 고위험 운전자에 대한 차별적 보험료 적용을 강화하고,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는 지급제도 개선 등으로 선량한 소비자에게 보험금 지급 증대가 전가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 하반기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사고에 따른 손해율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름휴가와 장마가 끝나고 다가오는 태풍 발생 시기, 겨울철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 등 손해율 악화 요인이 다수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손익분기점에 육박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번 달 시작된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까지 반영되면 더욱 악화할 전망"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 상승이 지속된다면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