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의 갤럭시노트 개봉 후 첫 화면의 모습. 빨간 테두리안에 있는 어플이 누군가의 루팅에 의해서 생성된 '아스트로'와 '슈퍼유저' 어플.

"루팅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사용했다는 증거가 아니냐"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반품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중고 단말기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한 정황이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통신∙유통회사인 LG유플러스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 "깔지도 않은 어플… 시계 위치와 메모리 용량도 달라"

제보에 따르면 최근 LG유플러스를 통해 갤럭시노트를 구입한 서모(경기도 의정부)씨는 개통시간에 맞춰 갤럭시노트 전원을 켰다. 직후 서씨에게는 당혹감이 밀려왔다. '슈퍼유저', '아스트로' 등 제품사용자의 권한을 가지는 루팅 어플리케이션(이하 루팅어플)이 이미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루팅어플'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구동되는 단말기를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작하는 일종의 '도우미 프로그램'이다. 즉, 누군가 사용하다 반품한 제품이 서씨의 손에 들어왔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서씨는 "루팅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사용한 중고제품이라는 증거"라며 "삼성이 해외에서 반품된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갤럭시노트는 지난해 8월 해외를 우선 시작으로 11월 국내에 순차적으로 출시됐다. 국내판은 4G(세대) 롱텀에볼루션(LTE)망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국내여건으로 인해 정확한 루팅 방법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반면 해외판은 국내판과 다른 '엑시노스'를 CPU기반으로 하고 있고, 사용자들 사이에서 루팅정보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서씨의 의혹에 선명성이 더해지는 이유다.

서씨의 문제제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해외에서 반품된 제품임을 속이기 위해 케이스만 국내용으로 바꾼 흔적이 발견됐다는 주장이다.

서씨는 "(갤럭시노트에 탑재된) 전체 메모리 용량이 당초 32기가바이트(GB)에 못 미치는 24.33GB인데다 화면에 노출되는 시계의 위치도 국내용과 다르다"며 "해외에서 판매된 기기에 메모리와 일부 기능만 확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본보 확인 결과 실제 갤럭시노트의 경우 국내판과 해외판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특징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해외판은 단말기 바탕화면 상의 시계가 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내장메모리는 16GB다. 반면 국내판은 시계위치는 하단, 내장메모리는 32GB로 각각 차이를 보인다.

종합하면 루팅어플과 메모리 용량, 시계의 위치 등이 모두 '해외 중고품'임을 나타내는 증거로 해석하기에 무리가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리퍼 단말기와 새 제품은 엄연히 분리해서 관리하고 있다"며 "반품된 제품을 다시 고쳐 판매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LG유플러스 "포장된 완성제품… 중고로 바뀔 수 없어"

이어 "이번 피해사례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와 함께 통신사 유통과정에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까지 포괄적으로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포장을 개봉하고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원천적으로 없다"며 "일선 대리점에서는 포장된 형태의 완성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중간에 제품이 (중고제품으로) 바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고장난 단말기를 재활용해 판매하는 애플의 '리퍼' 정책을 강력이 비난해왔다.

향후 도출되는 진위여부에 따라 삼성전자나 LG유플러스 중 한 곳은 심각한 상처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컨슈머타임스 신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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