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나야 낙지. 지금 아무 고추장이나 넣는 거야? 낙지는 순창을 좋아해~" (대상 청정원 순창고추장 광고 '낙지가 사랑한 순창이야기'편)
대상 청정원의 순창고추장 광고가 '잔인성' 논란 속에 소비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어 주목된다.
◆ "오로지 사람의 입맛을 위해… 소비자들이 항의해야"
17일 유통 및 광고업계에 따르면 대상 청정원은 최근 TV와 온라인, 지면을 통해 산낙지를 활용한 순창고추장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요리를 준비하고 있는 탤런트 한가인의 도마 위로 낙지가 한 마리 떨어진다. 낙지는 배우 차승원의 목소리를 통해 "나야 낙지! 지금 아무 고추장이나 넣는 거야?"라고 묻는다.
이후 한가인이 순창고추장을 한 숟가락 듬뿍 뜨고 난 뒤 산낙지는 볶음형태의 요리로 만들어진다. 이와 동시에 "낙지는 순창을 좋아해~"라는 낙지의 멘트가 깔리면서 광고는 마무리 된다.
'순창고추장으로 낙지요리를 만들면 맛있다'는 의미지만 그 전달방식이 필요 이상으로 자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낙지볶음'의 주재료인 고추장을 낙지가 적극적으로 좋아한다는 설정이 과도한 무리수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는 일상생활 속에서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삼겹살집의 '윙크를 하고 있는 돼지' 광고나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있는 닭'을 묘사한 치킨집 광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순창고추장과 마찬가지로 '맛'을 강조하기 위함이나 사회에 만연해 있는 생명경시풍조가 빚은 참극이라는 식의 비난이 적지 않다. 소비자들의 심기가 편치만은 않은 이유다.
금선란 한국동물보호협회 대표는 "오로지 사람의 입맛을 위해, 생명에 대한 존엄성 없이 나만 먹고 즐기자는 그릇된 사고방식으로 인해 이같은 광고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겠느냐"며 "정부가 동물 학대와 관련해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소비자 한 사람이 아닌 모든 소비자가 나서서 동물 보호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생명경시풍조를 심화시키는 광고를 (방송이나 지면으로) 내보내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똘똘 뭉쳐 강하게 항의해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상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어떤 광고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가지고 있다"며 "광고자체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낙지의 목소리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대한 감정이입을 한 것일 뿐"이라며 "순창고추장으로 낙지요리를 하면 가족들 모두가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정도로 해석해 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 |
||
소비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대학생 정모씨는 "광고는 짧은 시간 제품의 특성부터 시작해 차별화 포인트까지 짚어주는 고난이도 과정을 거쳐 탄생된다"며 "누가 보더라도 순창고추장광고는 제품이 맛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괴로워 꿈틀대는 낙지머리에 얼굴을 그려 넣고 '낙지는 순창을 좋아해'라고 말하는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 지 모르겠다", "저 죽여 볶아댈 때 넣는 것을 낙지가 좋아할 리가 없잖아"등 비난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쟁이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순간은 광고에 대해 소비자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라며 "그런 측면에서 칭찬과 비난이 공존하고 있는 순창고추장 광고는 어찌됐든 (광고)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