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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이 '저질 라텍스'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라텍스 매트리스나 베개 등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GS홈쇼핑에서 판매하는 A사의 제품에서 부식되거나 녹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표준원은 라텍스처럼 고무 등을 사용한 침구류 등에 안전요건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아 유해 논란마저 일 조짐이다.
◆ 머릿기름에 녹고, 가루 날리는 라텍스…"못쓰겠다"
#사례1=지난해 초 GS홈쇼핑을 통해 A사의 라텍스 베개를 구매한 송모씨. 이 제품이 숙면을 도울 것이라는 기대감에 고민 없이 구매한 터였다.
그러나 최근 베개의 감촉이 예전과 다르다고 느낀 송씨는 베개를 개봉해 보고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얼굴 닿는 부분이 끈끈하게 녹아 베개커버까지 젖어 들어 있던 것.
얼굴 부위에 발생한 피부 트러블의 원인도 라텍스 베개 때문은 아닌지 염려스러웠다. 황당한 마음에 송씨는 GS홈쇼핑 측에 이같은 내용을 문의했으나 "얼굴기름이나 머릿기름에 녹을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송씨는 "베개를 베고 자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서 나오는 기름이 묻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며 "그 정도에 녹아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제품을 어떻게 믿고 쓰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사례2= 지난 2009년 GS홈쇼핑을 통해 라텍스 베개를 구매한 A씨. 최근 그는 베개커버를 세탁하기 위해 벗기는 순간 노란 가루가 떨어져 깜짝 놀랐다.
제품의 구멍마다 정체불명의 노란가루가 가득 구멍을 메우고 있는 것은 물론이었다. 확인결과 이 가루는 라텍스 베개가 딱딱하게 굳어 흩날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GS 측은 오히려 "라텍스는 햇볕과 물, 뜨거운 온도에 약하다"며 "온열 장판에서 사용한 것은 아니냐"는 물음을 해왔다.
A씨는 "땀도 잘 흘리지 않고 온열장판에서 사용한 적도 없는데 2년 만에 쥐 파먹은 거처럼 상태가 나빠진 베개가 당황스럽다"며 "내구성은 그렇다 치고 가루가 날리는 베개를 아이에게 줘도 되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라텍스는 천연 고무 유액을 고형화 시킨 것을 말한다. 이러한 천연고무 유액을 주원료로 수천개의 핀으로 구성된 금형에 부어 만든 것이 우리가 흔히 침구류로 쓰이는 라텍스다.
체중을 고루 분산 시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천연 재료인 고무라는 인식 탓에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GS홈쇼핑이 판매하는 A사 라텍스의 경우 천연이 아닌 합성제품인 탓에 제품 변형 등과 함께 유해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일부 베개제품에 '천연라텍스 70%'라고 표기한 것 외에 주의사항이라던지 천연 라텍스가 아니라는 별다른 안내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우리나라에선 인정되지 않는 독일품질연구소인증(LGA), 유럽 친환경인증(ECO) 외에 기술표준원의 가정용 섬유제품 안전∙품질 표시 등도 없는 상태다.
◆ 기표원 안전∙품질 표시는 어디에?
고무 등을 사용한 소재를 사용한 경우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에 대한 기준치에 적합해야 하지만 그에 대한 요건을 만족하지 못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라텍스 제품이 녹고 가루가 돼 날리지만 그에 대한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천연이 아닌 경우 날리는 가루 등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며 "제조단계에서 여러 화학적인 제조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GS홈쇼핑 측은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며 답을 미루더니 결국 이와 관련된 답은 하지 않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저질 라텍스 유해성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판매에만 급급한 GS홈쇼핑을 질타는 목소리가 새 나왔다.
주부 최모씨는 "고가의 라텍스가 유행을 하고 있는 중에 홈쇼핑 등에서 싼 가격에 팔길래 사려고 했으나 망설여 진다"며 "품질도 불량하고 안전성도 입증되지 않은 제품을 불안해서 어느 누가 돈을 주고 구입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