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열풍' 현대차, SUV 판매량 증가…전기차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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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 열풍' 현대차, SUV 판매량 증가…전기차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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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찬우 기자] 차에서 캠핑을 즐기는 '차박'의 인기가 여전하다. 차박에 적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26일 발표한 상반기 국내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SUV 팰리세이드가 2만7034대 매출을 기록해 인기모델인 아반떼와 제네시스를 앞질렀다.

투싼, 싼타페 등 현대의 대표적인 SUV 차량들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SUV의 강세는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차박 열풍'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차박을 즐기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코로나19로 힘든 시절에 자유를 느끼게 해줬다. 차에 누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엄청난 힐링"이라며 "차박을 하기 위해 SUV 차량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차박 명소로 알려진 중랑캠핑숲 관리자는 "차박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주요 고객층"이라며 "코로나19 이전보다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차박은 숙소비 절감, 이동 편리성 등으로 인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현대차 손익계산서.
현대차 손익계산서.

현대차는 2분기 긍정적인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 증가를 기록했다. 주가도 19만원 후반을 기록하며 20만원 돌파를 노리고 있다.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어려움으로 인해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제품 믹스(MIX) 개선을 통해 수익률이 높은 SUV 판매량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UV는 동급 세단에 비해 마진이 많이 남는다. 같은 플랫폼에서 제작돼 생산비용 차이는 미미하지만 판매가격 차이가 높아 수익성이 우수하다.

업계에서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SUV를 선택하는 이유는 안전성, 공간 활용성이라고 꼽고 있다. 특히 넓은 공간을 이용한 차박은 SUV만의 장점이다. 

차박의 유행은 SUV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다. 유행 이전인 2017년 현대차 SUV 국내 판매비중은 전체의 18%였던 것이 2021년에는 국내 판매 전체의 32%를 차지할 만 오름세를 보였다. 판매량도 12만대에서 27만대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기간 차종은 5종에서 17종으로 급증했다. SUV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에 현대차는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현대차는 경차에도 차박을 적용했다. 캐스퍼에 전좌석 폴딩시트를 도입해 누울 공간을 확보했다. 캐스퍼는 올해 상반기 2만3000대 판매를 기록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어 지난 7일에는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도 출시했다. 왜건형 차량으로 2열시트를 모두 접을 수 있다. 이처럼 프리미엄 라인에도 차박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현대차의 전기 SUV 개발이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현대차 전기 SUV 6종, 제네시스 전기 SUV 4종 이상을 출시할 예정이다.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회사와 제휴를 맺어 주요 지역에서 배터리 현지 조달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는 차박을 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 내연기관 차와 달리 시동을 끈 채로 에어컨, 오디오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낮은 소음으로 인해 차 안에서도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차량의 전기를 밖으로 끌어 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활용해 커피포트, 냉장고 등 가정용 전자제품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현대차는 2024년 모든 장점을 결합한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7'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내 전기차 SUV 시장에서 경쟁사들이 마땅한 전동화 모델을 내놓지 못하는 사이 현대차가 점유율 1위를 확고하게 굳히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SUV가 세단의 장점들을 흡수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 이후 SUV를 활용한 안전한 여가 생활인 오토 캠핑의 인기도 자연스레 증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아직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차박 유행은 계속될 것"이라며 "기업들도 전기차에 V2L 기능 등을 전격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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