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배민'…자영업자·라이더 갈등까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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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겹친 '배민'…자영업자·라이더 갈등까지 '첩첩산중'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6월 16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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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국내 배달앱 시장 1위로 승승장구 하던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잇따른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실거리요금제', '우리가게클릭' 등으로 인한 라이더·자영업자와의 갈등은 물론 엔데믹 이후 배달앱 사용자 감소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 라이더유니온, "배민 알고리즘으로 거리비용 되려 손해"

지난 14일 배달노동자단체 라이더유니온은 배민 배달 서비스를 담당하는 '우아한청년들'을 사기혐의로 고발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고발에 앞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배민 배달 100건을 직접 분석해보니 배민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 기준과 실제 거리에 차이가 났다"며 배민의 거리측정 알고리즘 상 오류를 지적했다.

앞서 배민은 2021년 노사 합의에 따라 기존 직선거리 요금제를 네이게이션 실거리 방식으로 바꿨다. 지난 4월부터는 자체 개발한 실거리 알고리즘에 따라 라이더들의 배달료를 측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도로 정보에 기반한 예상 이동경로에 따라 이동거리가 측정되는 방식이다. 

산이나 강 등 이동할 수 없는 지형지물에 따른 우회 경로를 반영하는 등 거리 정보를 현실적인 이동경로에 가깝게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일반 내비게이션의 경로 및 거리 산정이 일관되지 않아 배달료 산정 기준으로 삼기 부적합했던 측면을 보완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라이더유니온은 "현재 배민 앱의 예상 이동거리값은 요토바이의 유턴, 일방통행, 좌회전 가능여부 등의 교통정보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새로 도입한 시스템에서도 여전히 '거리깎기'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라이더들은 배민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인해 배달비를 손해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오토바이로 장거리 배달을 해야 하는 라이더들이 기본배달료를 1000~2000원씩 덜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내비게이션의 종류, 경로 설정 및 조건에 따라 예상이동거리가 짧게 나오는 경우도 있으나 기본 네비게이션보다 더 길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경로 설정이 실제 도로 정보와 차이가 나는 구간들을 계속해서 검토하는 등 시스템 고도화 작업도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민 실거리요금제 관련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민 실거리요금제 관련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영업자, "배달팁 매출 산정·CPC 방식 광고 부담"

배민을 향한 자영업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크게 보면 배민1 요금제 개편과 신규 광고 서비스 '우리가게클릭' 도입에 대한 불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배민은 지난 3월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1'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고객이 내는 배달비인 '배달팁'까지 입점업체 매출로 정산했다. 

점주들은 실제 매출이 아닌 배달비가 매출로 산정된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주장했다. 매출이 실제보다 부풀려지면서 세금 부담은 물론 정산 수수료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영업연대는 지난 4월 27일 국민신문고 민원을 통해 "배달의민족은 부풀려진 금액에 수수료를 책정하는 불공정한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배달비를 사장님의 매출로 잡아 수수료를 책정하는 배달의민족의 불공정 관행을 바로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팁은 사장님께서 자율적으로 설정하는 것이고 플랫폼은 이에 대한 결정 권한이 없다"며 "사장님이 자율적으로 결정해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요금이기 때문에 매출로 잡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광고 서비스인 '우리가게클릭'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우리가게클릭은 클릭당 과금(CPC·Cost per click) 방식으로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200~600원씩 차감된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 후 5월 12일부터 유료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자영업자들은 클릭만 해도 광고비가 청구되는 방식을 문제로 꼽았다. 배달앱의 특성 상 가게 정보만 보고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도 광고비가 차감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경쟁 업체가 의도적으로 중복클릭해 광고비가 과잉 지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우리가게클릭 서비스를 시행한지 한달여가 지났으나 우려했던 지점에 대한 불만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중복 클릭 방지 뿐 아니라 사용자가 비정상적인 클릭을 발생시키는 경우를 차단해 부정한 광고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어뷰징 방지 조치 기능을 마련했다"며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배달비 논란에 소비자 이탈 가속... 회사는 3년째 적자

자본금 3000만원으로 시작한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대를 기록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으로 배달앱이 호황을 이룬 덕분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9년부터 지속된 적자 상황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9년 364억원, 2020년 112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75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수익성 개선이 다급한 상황에서 배민의 '성장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라이더, 자영업자들과 계속된 갈등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엔데믹 이후 억눌렸던 외식 수요와 배달 수수료, 배달비 부담으로 인한 배달앱에 대한 불만이 맞물리면서 소비자 외면도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 월간 이용자 수(MAU)는 1994만명으로 전달 대비 25만명 이상 감소했다. 배민 MAU가 200만명 아래로 감소한 것은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3월과 비교하면 86만명이 이탈했다. 

배민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4~6월 배달 비수기가 되면서 배달앱 이용자가 다소 감소했다"며 "앞으로 배민은 사장님, 고객, 라이더 모두에게 편리하고 이로운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선도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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