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현대건설이 신성장동력이 될 차세대 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형 대형원전 사업을 본격화했고, 국책사업인 CCU(이산화탄소 포집과 활용)분야 국책과제의 주관 연구개발 기관에 선정됐다. 이어 국내 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에 이르기까지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가능한 이행을 향한 중장기 전략 및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다 원전 건설과 해외 첫 수출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 한국형 대형원전 사업을 기반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원자력 전분야에 걸쳐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톱티어 원전기업으로서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세계적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및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최근 창립 75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발송한 기념 메시지를 통해 "현대건설은 국내·외 최고의 원전사업 선진사들과 협력해 총체적인 원자력 벨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현대건설만의 창의와 도전의 DNA로 글로벌 1위의 원전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할 것"임을 강조하며 원전사업에 대한 의지와 비전을 밝혔다.
윤 대표가 이같은 의지를 밝힌 것은 지금까지 현대건설이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4기 중 22기를 시공하고 에너지산업의 핵심인 대형원전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는 자신감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시작할 수 있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이같은 역량을 확대해 원자력 사업 분야 최고 기업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형 대형원전(AP1000모델) 사업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건설 측은 한국형(APR1400)에 이어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형 대형원전(AP1000모델) 사업에 공동 참여함으로써 대형원전 사업 범위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계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프로젝트별 계약을 통해 차세대 원전사업 상호 독점적 협력 및 EPC 분야 우선 참여 협상권 확보 △친환경 탄소중립 사업 확장 △에너지 전환 사업 관련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등 지속가능한 미래 사업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전략도 공고히 했다. 한미 원전 협력을 통해 K원전사업 경쟁력 또한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차세대 원전사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도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과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 개발중인 SMR-160 모델은 160MW급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전으로서 사막, 극지 등 지역 및 환경적 제한 없이 배치가 가능한 범용 원전으로 미국 에너지부의 차세대 원전 실증 프로그램 모델로 선정되는 등 안전성, 상업성 등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원전사업의 블루오션으로 일컬어지는 원전해체 분야에서도 지난 4월 미국 홀텍사와 인디안포인트 원전해체 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시장에 진출했다. 초기단계부터 전문 인력을 파견해 해체 사업 전반에 걸친 선진 기술을 축적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원전 기업 뿐 아니라 국내 최고의 원자력 종합연구개발 기관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해 차세대 원전사업의 핵심 역량을 강화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소형모듈원전, 원자력 수소생산 및 원전해체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해당분야의 기술 및 정보 교류, 해외 시장 진출 등에 관한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협력으로 기존의 경수로형 뿐만 아니라 4세대 소형모듈원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원자력 산업의 신시장인 원전해체와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생산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차세대 원전사업을 주도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규 원전 설계 및 건설에서 원전해체까지 원자력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견고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은 탄소중립 전환 시대를 맞아 천문학적인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원전시장을 선점하고 K 원전 수출기업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수소 분야에서도 한 발 앞서나가는 분위기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최종 선정되면서 전라북도, 부안군, 전북테크노파크, 테크로스 워터앤에너지 등과 컨소시엄으로 하루 1톤 이상의 수소 생산 및 저장·운송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수소의 생산・공급체계를 청정수소로 전환하고 그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자 2.5㎹ 규모의 수소를 하루 1톤 이상 생산 및 저장·운송이 가능한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컨소시엄과 함께 2024년 5월까지 전라북도 부안 신재생에너지단지 내에 국내 최대 상업용 청정수소 생산기지를 조성하고, 생산한 수소는 수소충전소 등과 연계하여 수소 모빌리티 활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인 수소가 미래 에너지·플랜트 시장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건설 측은 "수전해 기반의 수소 생산 뿐만 아니라 수소 저장·운송 분야 핵심 기술과 기본설계 역량 강화에 매진하고, 연구개발을 위한 전문 기술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수소 운송을 위한 수소 액화 분야 기본설계능력 및 사업 실적 확보는 물론 그린수소 생산에서 사업화가 가능한 영역을 지속 발굴해 수소 분야 전주기에 걸친 핵심 역량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탄소중립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가능한 이행을 향한 중장기 전략 및 로드맵 수립에 착수한 바 있다. 스마트기술 기반의 건설 프로세스 구축으로 전 세계 현장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고, 에너지 전환 등의 친환경 신사업을 지속 확대해 에너지 산업 인프라 전환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