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와 세계적인 이상기후에 따른 식량난이 일상을 위협하면서 버려지는 식품을 새로운 먹거리로 탈바꿈하는 '푸드 업사이클링'이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1만4314톤에 달한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이렇게 매일 버려지는 자원에서 새로운 가치를 이끌어내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활동이다. 일종의 자원 선순환구조 구축 활동인 셈이다. 음식물 쓰레기 수거·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과 환경 파괴도 줄일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푸드 업사이클링 브랜드 '익사이클'을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익사이클 바삭칩' 2종을 선보였다.
익사이클은 CJ제일제당이 식품 사내벤처 프로그램 '이노백(INNO 100)'을 통해 발굴한 1호 사업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사내 독립기업으로 분리됐으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 6명이 운영 중이다.
이 사내벤처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식품 부산물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지속가능성(ESG)을 고민했다. 그 고민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 햇반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깨진 조각쌀 '못난이 쌀'과 두부 제조 과정에서 탄생하는 콩 비지를 활용해 만든 '바삭칩'이다.
바삭칩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공개됐으며 펀딩 종료일인 지난 9일 목표 금액의 7435%인 약 3700만원을 달성해 펀딩에 성공했다.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함께 협업을 이어가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2019년 8월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식품 제조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부산물들을 업사이클링해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B2C와 B2B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특히 리하베스트는 맥주 부산물(맥주박)에 주목해 이를 업사이클링한 제품 생산에 힘쓰고 있다. 이때 필요한 맥주 부산물은 맥주 기업을 통해 공급 받는 등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오비맥주는 2020년부터 리하베스트와 상생협약을 맺고 맥주 부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공동 개발한 맥주 부산물 리너지바를 선보였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맥주 부산물은 오비맥주로부터 독점 공급 받고 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중인 MP대산은 리하베스트와 피자 도우 개발에 나선다. 맥주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한 대체 밀가루 '리너지가루'를 활용한 피자 도우를 개발하고 제조 및 유통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리너지가루 피자 도우는 개발 단계에 있으며 올해 하반기 중 상용화 할 계획이다.
수제 맥주 기업 카브루도 리하베스트와 함께 수제맥주 부산물을 활용한 식품 개발에 나선다. 카브루 맥주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원료로 한 '리너지가루'를 활용해 스낵, 피자, 베이커리 등 신메뉴를 개발해 출시하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9년 기준 52조원이었던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오는 2029년까지 85조원가량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대체 식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지고 있는 만큼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식품 부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수"라며 "식품 부산물이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라 '식품 제조 공정에서 남은 부분'이며 여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이 푸드 업사이클링이라는 것을 적극 알려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