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한국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은 경북 칠곡군 소재 '호국의 다리'(구 왜관철교)가 공교롭게도 전쟁 발발 61주년에 붕괴되는 사건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전 4시10분께 경북 칠곡군 약목면 관회리에 있는 호국의 다리 중 약목 방면 8번 교각이 무너져 상판 2개와 다리 위쪽 철구조물이 함께 붕괴됐다. 이에 따라 다리 전체 467m 가운데 100m 가량이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낙동강 바닥을 준설하고 교량 기초를 보강하면서 약목방면 8번과 9번 교각을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시공사와 감리사 관계자는 두 교각이 강물이 아닌 둔치 위에 있어 제외했다고 설명했지만 8번 교각은 붕괴 당시 불어난 강물 속에 있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4대강 사업 추진에 따른 재앙이라며 미리 교각을 보수했다면 붕괴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고 지적했다.
일부 주민은 호국의 다리가 그간 강물이 불어도 별 문제가 없었다며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을 파내는 바람에 높아진 수압을 이기지 못해 다리가 무너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6.25 전쟁 발발 61주년에, 그것도 발발 시간과 비슷한 오전 4시경에 전쟁의 아픔을 담은 다리가 무너진 것에 대해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호국의 다리는 1950년 8월 한국전쟁 때 북한 인민군의 남하를 막으려던 미군이 일부를 폭파한 바 있다. 이후 폭파구간을 연결하고 1941년부터 1979년 사이 인도교로 이용되다가 1993에 현재 형태로 복구돼 보행 전용도로로 이용됐다.
2008년 문화재청으로부터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호국의 다리는 한국전쟁 때 폭파된 부분만 아치형의 난간이 없는 상태다.
한편 사고 원인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더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강윤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