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최근 저신용자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저금리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을 유도하거나 가짜 금융기관 앱을 설치해 개인정보를 빼가는 등 금융사기가 기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경찰청과 금융기관이 협업해 예방한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는 총 1630건으로 382억원 규모다. 월별 피해 예방액은 △1월 41억원 △2월 41억9000만원 △3월 75억1000만원 △4월 80억7000만원 △5월 57억8000만원 △6월 85억4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접근방식도 연령대별로 다양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3월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는 검찰을 사칭해 범죄연루 빙자 유형이 50%로 높았고, 30·40대는 금융사를 사칭한 저금리대출 빙자(38%), 50·60대 이상은 가족·지인(48.4%)을 사칭했다.
특히 최근 전기통신금융사기는 은행 영업점에서 계좌이체를 통해 자금을 편취하는 전통적 방법보다 메신저피싱·스미싱(악성 코드 설치·Smising)·파밍(사이트 접속 유도·Parming) 등으로 개인정보를 탈취하거나 불법 대출 앱을 이용해 예금이체, 비대면 대출 등으로 자금을 가로챘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청이 조사한 피싱 피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7000억원(3만1681건)을 기록했지만 금감원 측은 2019년에 비해 2020년 예금 이체 비대면 대출 편취 유형은 약 65% 감소했다고 밝혔다.
금융의 비대면화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되는 환경 속에서 각 은행들은 예방책을 시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은 RCS(Rich Communication Suite) 문자를 도입해 메신저피싱 문자와의 차별화를 뒀다.
최근 2~5월간 KB국민은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이용해 680여 건의 부정이체를 차단하고 65억원 가량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부터 'Anti-피싱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악성 앱 설치 여부 등을 야간 시간에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RCS 문자 도입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금융사기 사례를 홈페이지·스마트뱅킹·올원뱅크 등에 등재하고, 매월 12개씩 최신 보이스피싱 사례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해 금융소비자가 금융사기를 예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저금리대출이 어려워지면서 대출 불안 심리를 이용한 금융사기가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피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경찰청은 다음달 14일까지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 자수 및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전기통신금융사기 근절 종합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RCS 문자 도입, 모니터링 등 예방책과 피해 사례를 전 국민이 지속적으로 인지해야 한다"며 "보이스피싱으로 대출이 실행되면 개인파산·개인회생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항상 예방해야 한다"며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