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국제 유가가 2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으며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유가가 2014년 이후 7년 만에 100달러 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0.8% 오른 배럴당 71.6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선물거래소에서 북해 브렌트유 8월물은 전일 대비 0.6% 오른 배럴당 73.51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16일에는 WTI가 2018년 10월 3일(76.41달러)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72.15달러, 브렌트유가 2019년 4월 24일(74.57달러)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74.39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두바이유 역시 지난 16일 배럴당 72.78달러로 2019년 4월 26일(73.45달러)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보급과 미국, 유럽 등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유가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다만 최근의 상승세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기관들은 유가 전망을 속속 상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초 유가(브렌트유 기준) 75달러 진입 시기를 3분기 이후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분석에선 상반기 75달러를 돌파하고, 3분기에는 80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UBS도 하반기 유가 전망치를 브렌트유 75달러, WTI 72달러로 앞선 전망치보다 상향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코로나 백신 보급 확대와 주요국의 경기 회복으로 5개 분기 연속 감소했던 원유 수요 전망이 2분기 들어 반등했다"며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의 감산이 계속되고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간 점도 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유 수요가 견고하게 늘지만, 재고와 공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유가 상승세가 점차 약화해 100달러까지 도달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 박사는 "석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이미 유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유가 상승에 따라 향후 OPEC+이 감산 규모를 줄여 증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달러화 약세도 조만간 멈출 것으로 예상돼 유가가 상반기 같은 추세로 계속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70달러 내외의 현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