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집에서 밥을 먹는 '집밥족'이 늘어나면서 배달 음식도 무궁무진하게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달콤 쌉싸름한 흑당, 달고나 음료가 열풍을 일으켰다면 올해는 매콤한 맛에 크림을 가미한 '로제떡볶이'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로제 소스는 토마트 소스에 우유와 크림을 섞은 형태로 이전까지는 주로 파스타, 리조또 등 이탈리아 음식으로 즐겨 먹는 메뉴였다. 최근 국내 외식업계에서 주목한 로제 소스의 경우 고추장 소스에 크림을 가미한 형태로 매콤한 맛이 더 강하다.
로제떡볶이 열풍은 유튜브 먹방 크리에이터들과 인스타그램 인증샷에서 기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내돈내산'(직접 사먹은) 후기를 게시했고 이것이 입소문으로 번지면서 지금은 주문하기도 힘든 메뉴가 됐다.
지난해 외식업계 핫 키워드 중 하나였던 달고나 커피를 연상시킨다. 당시 300번 저어서 만드는 달고나 커피 제조법이 화제를 모으자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탐앤탐스 등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저마다 신제품을 내놨다. 달고나 커피는 현재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로제떡볶이의 경우 어메이징피플즈가 운영하는 배달포장 전문 프랜차이즈 '배떡'의 인지도가 압도적이다.
부드러운 맵단(맵고 단맛) 소스에 분모자, 넓적당면, 소시지 등 원하는 재료를 추가할 수 있고 떡도 쌀떡, 밀떡, 누들밀떡 등으로 세분화한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배떡은 수도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 가맹 문의가 쇄도해 한시적으로 가맹 접수를 마감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한 상태다.
이 같은 열기에 기존 떡볶이 프랜차이즈 강자들도 로제떡볶이 출사표를 던지는 모습이다.
동대문엽기떡볶이(이하 엽떡)는 지난 8일 엽기로제떡볶이를 출시하고 자사 앱을 통해 5일간 할인 이벤트를 벌였다. 엽떡표 로제떡볶이를 궁금해하는 소비자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행사 기간동안 다수 점포에서 재료 소진으로 주문이 빠르게 마감되는 해프닝이 일었다.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미디어(SNS)에도 후기가 폭주했다. 출시 이틀 만에 인스타그램 게시글 수는 100개를 넘겼고 유튜브에도 자발적인 시식 콘텐츠가 등록됐다. 엽떡 로제떡볶이는 기존 엽떡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크림맛이 느껴지도록 한 게 특징이다.
찜닭 프랜차이즈 두찜은 시그니처 메뉴인 로제찜닭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로제닭발로 메뉴를 다양화했다.
로제 열풍은 밀키트로도 전파됐다. 밀키트 전문 기업 프레시지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최근 '호로록 로제떡볶이'를 새롭게 출시했다. 누들떡에 감자 납작 당면 사리까지 더해 배달 못지 않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앞서 프레시지는 지난해 영화 기생충에 나온 채끝 짜장라면에서 영감을 받은 '채끝짜퐈떡볶이' 등 화제의 메뉴를 밀키트로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로제 소스는 식감을 돋우는 색감에 기존 떡볶이와 다른 색다른 맛, 먹는 재미가 더해져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며 "온라인 상에서 음식을 접하는 경우가 많고 직접 후기를 남기는 것을 즐기는 MZ세대 소비자들을 겨냥한 신메뉴 개발은 필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