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취임 한 지 1년 반이 됐지만 실적과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임 대표의 경영 자질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가 30대 젊은 대표를 영입한 게 무리한 시도였다는 지적이다.
◆ 게임 사업만 순항 중
2015년 9월 카카오(당시 다음카카오)는 '30대 젊은 대표'라는 파격적인 인사단행을 실시했다.
카카오는 "스마트폰∙모바일 세대의 선두주자로서 카카오를 모바일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임지훈 대표 선임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임 대표는 취임 당시 "모바일을 기반으로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해 가치를 제공하는 온디멘드에 집중하겠다"며 "사람 중심의 경영과 스타트업∙비즈니스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를 졸업한 임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에서 IT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2005년 NHN(현 네이버) 기획팀을 거쳐 2007년부터 5년 간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수석심사역으로 일했으며,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했다.
임 대표가 카카오의 새로운 수장으로 앉으면서 업계에서는 "젊고 판단력이 빠른 모바일 전문가가 대표 자리에 올랐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투자 전문가라 사업은 잘 모를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공존했다.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를 발굴한 전력을 바탕으로 임 대표는 지난해 12월 자회사인 엔진과 다음게임을 합병했다. 그는 카카오 내 게임사업총괄부문을 신설하는 등 게임사업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결과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카카오의 게임 콘텐츠 매출은 7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7% 증가했다.
하지만 임지훈 대표가 취임한 이후 카카오의 실적과 주가는 형편없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3% 늘었으나 지난해 3월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을 제외하면 매출은 6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주가 역시 임 대표 취임 당시(2015년 9월23일 종가) 12만3400원에서 7일 7만8300원으로 37% 쪼그라들었다.
광고 매출의 부진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12.2% 감소한 3925억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연간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0% 줄었을 것으로 본다.
◆ 네이버가 라이벌? 이젠 '글쎄'
그간 O2O(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던 카카오가 정작 해당 사업에서의 성과는 내지 못하고 게임과 로엔엔터테인먼트 매출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젊은 CEO 영입이 무리한 시도 아니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광고사업부문 신설과 인재 영입으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며 "O2O 서비스 부문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이나 컨슈머 콘텐츠 등은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며 "O2O서비스는 선투자가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부진과 달리 동종 업계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네이버(NAVER)의 실적과 주가는 그 격차가 너무 극명해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6% 증가한 4조226억원, 영업이익은 32.7% 늘어난 1조102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9일 지난해 실적 공시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의 전망은 밝지 않다.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이익 개선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