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 부회장 측이 주총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인 종업원지주회와 교감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신 전 부회장의 복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1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언론을 상대로 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가 상정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안건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등 현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진 해임과 자신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 2가지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한 절대 과반주주다.
현재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LSI(10.7%), 오너일가(7.1%), 임원지주회(6.0%), 롯데재단(0.2%) 등이 나눠 갖고 있는 상태다.
광윤사 지분을 손에 쥔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만 포섭하면 과반이 넘는 55.9%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로서 이번 임시 주총을 요청했다"며 "종업원지주회와도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7월28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현 이사진이 절차에 흠결이 있는 이사회를 소집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이사장도 갑작스럽게 교체됐다. 후임 이사장도 대리인을 시켜 위임장으로 의결권을 대신 행사하게 했다는 게 신동주 측 주장이다.
이와 함께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신격호 총괄 회장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 일본어 문서와 관련 인터뷰 동영상을 공개했다.
신 총괄 회장은 지난해 12월30일 자로 서명한 '바람직한 모습의 롯데를 만드는 개혁에 대해서'라는 제목의 문서를 통해 "저와 직원들이 70여 년에 걸쳐 만들어 온 롯데가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혼란을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해 3가지를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신동빈과 현 임원을 조속히 교체하고 신동주를 중심으로 한 건전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겠다"며 "이를 통해 전 직원이 자긍심을 느끼고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롯데를 만들겠다. 임직원 여러분의 이해와 협력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본어로 진행된 인터뷰 동영상에서 "당연히 장남인 신동주가 후계자가 돼야 한다. 이것은 일본도 한국도 오너 기업에서는 상식"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터무니 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임시 주총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에 대한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는 확고하다"며 "지속적으로 분란을 일으키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임시 주총 요청이 이사회에서 부결될 경우 소송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