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한국 주식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반면 달러-원 환율은 4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급등했다.
◆ 북한 "핵실험 성공"…코스피 '강보합', 코스닥 '상승'…달러-원 환율 4개월래 '최고'
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0포인트(0.26%) 하락한 1925.43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3.72포인트(0.19%) 오른 1934.25로 출발, 대내·외 불안 요인에 밀려 약세로 전환했다. 오전 11시께 '북한 핵실험설'이 시장에 전해지자 1911.61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낮 12시30분 수소탄 핵실험 사실을 공식 발표한 이후 낙폭은 오히려 줄었다.
남북한 경제협력 테마주는 약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남북경협주인 현대상선은 전날보다 180원(4.66%) 하락한 374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재영솔루텍(-7.22%)과 신원(-1.60%), 로만손(-3.58%), 인디에프(-1.18%) 등도 내림세였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낮 12시30분께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지혜, 우리의 기술, 우리의 힘에 100% 의거한 이번 시험을 통해 우리는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이 정확하다는 것을 완전히 확증했으며, 소형화된 수소탄의 위력을 과학적으로 해명했다"고 강조했다.
북은 이전과 달리 이번 핵실험 사실을 미국과 중국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전날보다 3.20포인트(0.47%) 오른 687.27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2.93포인트(0.43%) 오른 687.00으로 출발해 강보합 흐름을 유지하다가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이후 1%대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후 차츰 낙폭을 만회했다.
환율은 중국 위안화 절하 조치와 북한 핵실험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치솟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대비 9.9원 급등한 달러당 1197.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종가는 작년 9월8일 1200.9원을 기록한 이후 4개월 만에 최고가다.
환율은 전일보다 2.5원 오른 달러당 1190.5원에 출발해 곧 1180원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중국 위안화 절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1190원대로 올랐다. 다시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된 후엔 1197.9원으로 장중 고점을 찍었다.
◆ "북 핵실험, 경기 영향 제한적…경기우려 증폭 가능성은 문제"
당국과 시장은 북 핵실험의 여파가 제한적∙단기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내·외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이번 핵실험이 경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 보유 선언 등이 있었을 때도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력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핵실험도 그간의 학습효과에 비춰볼 때 주식 및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이날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고 상황을 점검하면서 같은 견해를 보였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 내 불안감이 증폭됐으나 과거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 특히 1~3차 핵 실험 사례는 단기적인 악재로 소멸된 바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1차 핵실험 당시에는 코스피가 5거래일 만에, 그리고 2-3차 핵실험 당시에는 각각 5거래일, 1거래일 만에 핵실험 이전 주가를 회복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보단 경제 펀더멘털이 주가 흐름을 결정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문제는 현재 대내·외 경제 기초여건이 양호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 4차 핵실험은 경기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