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2016년 '붉은 원숭이의 해'인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원숭이띠 기업인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2015년은 삼성 구조조정, 롯데 경영권 다툼, SK그룹 총수 복귀 등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올해도 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는 가운데, 기업 간의 생존을 두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재계 곳곳에 포진해 있는 원숭이 띠 기업인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다. 2016년 새해 활약이 기대되는 원숭이띠 재계 주요 인사들을 정리해봤다.

◆ 1968년생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원숭이띠 기업인 중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부친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쓰러져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삼성그룹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부진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악화되자 사물인터넷(IoT), 기업간거래(B2B), 스마트카, 바이오 등 신사업 강화로 새로운 먹거리 마련에 나섰다. 주력산업과 비주력산업을 나눠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하는 등 이른바 '실용주의' 노선을 통해 위기 극복을 꾀하고 있다.
바이오, 의료기기 사업의 고객사 발굴과 함께 삼성전자가 과감히 출사표를 던진 자동차 전장 사업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이 반도체, 모바일에 이어 바이오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체질개선을 이뤄나가야 하는 이 부회장의 어깨가 올해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신세계그룹을 실질적으로 지휘하고 있다. 2016년은 정 부회장이 이끌어온 '비전 2023'을 실현시킬 수 있는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비전 2023'은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담은 청사진이다. 복합쇼핑몰, 해외 사업확대 등을 통해 2023년까지 매출 88조원, 투자 31조4000억원을 달성하고 17만명을 고용해 글로벌 명품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시내 면세점 사업권 쟁탈전에서 기존 사업권은 지키고 신규 사업권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새해에는 홈쇼핑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추진 중인 베트남 진출도 기대를 모은다.
그에 따라 정 부회장의 경영보폭도 한층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1956년생 -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도 1956년생 원숭이띠다. 이 회장은 올해로 그룹 경영 20년을 맞았다.
코오롱그룹은 설립 초기만 해도 섬유 산업이 주력이었지만 사업을 다각화해 화학, 바이오, 건설·레저 서비스, 패션·유통 등을 주력 사업으로 육성시켰다.
최근 코오롱은 바이오, 연료전지 등 미래 먹거리를 성장시키기에 한창이다. 코오롱하이드로제닉스는 지난해 11월 한화토탈 대산공장 내에 국내 최초로 부생수소를 연료로 한 1메가와트(㎿)급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 발전시설을 구축해 전력 생산을 시작했다.
바이오 사업도 코오롱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티슈진-C'는 세계 최초 퇴행성 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상용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 회장은 코오롱이 독자개발한 소재인 '컴포지트'의 양산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포지트는 강철보다 10배 이상 단단하면서도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해 자동차, 항공기 등의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는 게 코오롱의 설명이다.
이 회장이 새로운 전략사업을 올해 얼마나 더 성장시킬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 1980년생 - 임지훈 카카오 대표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기업인들 중 가장 젊은 원숭이띠인 1980년생이다.
임 대표는 지난해 9월 카카오 단독 대표이사로 임명된 후 신사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그의 대표이사 선임 소식은 재계에 큰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다. 비록 나이는 30대로 타사 CEO에 비해 어리지만 임 대표는 벤처투자업계에서 7년, IT업계에서 10년 이상 각각 종사한 베테랑이다.
2012년 그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인연을 맺고 벤처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를 공동 설립했다. 김 의장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인물 중 하나로 '김범수 키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임 대표는 최근 '카카오택시 블랙'을 출시한 데 이어 대리운전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온∙오프라인 결합 서비스를 이끌고 있다. 계열사 다음 게임과 엔진을 합병하며 게임 사업의 규모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획득한 인터넷은행 인가를 통해 금융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