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4000억 제시' 미래에셋컨소시엄, 대우증권 인수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2조4000억원대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미래에셋컨소시엄이 대우증권을 인수하게 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증권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지를 받은 뒤 5영업일 이내인 내년 1월4일까지 입찰가격의 5%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월 중 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월부터 상세 실사와 최종 가격협상을 거쳐 계약을 마무리하게 된다.
미래에셋이 인수하는 지분은 대우증권 보통주 1억4048만1383주(지분비율 43.00%)와 산은자산운용 보통주 777만8956주(지분비율 100%)다. 장부가 1조8335억원 규모다.
산은 측은 이 금액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미래에셋이 제시한 인수금액에 대해 공개하지는 않았다.
미래에셋은 지난 21일 마감한 본입찰에서 2조4500억원가량을 적어내 경쟁자인 한국투자증권, KB금융지주,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을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조2000억원대, KB금융지주는 2조1000억원 이하를 베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각가치 극대화, 조속한 매각, 국내 자본시장 발전 기여라는 3대 기본 원칙과 국가계약법상 최고가 원칙에 따라 내부 금융전문가로 구성된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의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국내 1위 증권사로 떠오르게 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4620억원으로 업계 4위다. 업계 2위인 대우증권의 자기자본 4조30967억원이 더해지면 전체 자기자본 규모가 7조8587억원에 달하게 된다. 증권업계 1위 NH투자증권과 3조원 이상 격차를 벌리며 1위에 오르게 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 등을 포함한 미래에셋그룹의 전체 자기자본은 10조원을 넘어서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2조4000억원대의 높은 금액에 대우증권을 매각함으로써 장부가와 비교해 6000억원 가량의 이익을 보게 됐다. 애초 대우증권 지분 인수가격은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대우증권 매각으로 얻은 유동성을 산업·기업 구조조정과 중견기업 성장지원, 미래 성장동력산업 육성지원 등 정책금융역할을 수행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보유한 다른 비금융 자회사들도 내년부터 '신속·시장가치 매각' 원칙에 따라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이대현 정책기획부문장은 "국내 자산관리의 선두주자인 미래에셋과 정통 증권업의 '사관학교'인 대우증권의 결합을 통한 초대형 증권사의 출현으로 국내 증권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해외 시장 개척 등 해외 진출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