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코넥스 상장사 '고배당', 최대 주주 '독식'
상태바
일부 코넥스 상장사 '고배당', 최대 주주 '독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이코 등 최대 주주 배당금 99% 독차지…"고배당 무조건 좋진 않아"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코넥스 상장사들이 속속 배당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나이코 등 일부기업은 최대 주주 지분율이 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씁쓸함을 남긴다.

고배당을 해도 배당금이 고스란히 주식 대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코넥스시장 특성상 배당정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큰 틀에선 정부 배당활성화 방침에 코넥스시장도 발맞추겠다는 입장이다.

◆ 코넥스 배당 기업 1년새 2배…나이코 등 일부는 최대 주주 지분율 99%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식·현금 결산배당을 실시하겠다고 공시한 코넥스시장 상장사는 철강제품 포장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인 나이코 1곳으로 나타났다.

앞서 나이코는 지난 17일 보통주 1주당 15원씩 현금으로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총 발행 주식수 170만8300주를 기준으로 배당금 총액은 4270만7500원이다.

작년에도 나이코는 주당 75원씩 총 1억2812만원 규모의 결산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현금배당성향은 80.89%에 달했다.

이 외에 지난해 코넥스시장 상장사 중 배당을 실시한 곳은 △ 피엠에스 △ 이엔드디 △ 태양기계 △ 세화피앤씨 △ 유니포인트 △ 비앤에스미디어 △ 아이케이세미콘 △ 엘피케이 △ 세신버팔로 △ 세종머티리얼즈 △ 피엠디아카데미 △ 에프앤가이드 △ SY이노베이션 등 13곳으로 집계됐다.

2013년엔 △ 엘피케이 △ 세화피앤씨 △ 태양기계 △ 에프앤가이드 △ 비나텍 △ 피엠디아카데미 등 6곳이 배당에 참여했다. 이 중 비나텍을 제외한 5곳이 작년까지 2년 연속 결산배당을 했다.

배당 기업 수가 늘어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코넥스시장 구성자인 소규모·초기 기업들은 특성상 적극적인 배당을 하기 힘들다. 그러나 최근 상장사 개수 100개를 돌파하는 등 코넥스시장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배당도 점차 확산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단순히 배당 여부와 배당성향만 보고 기업의 주주친화성을 판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배당을 적극적으로 한다고 해서 무조건 소액주주들에게 이익이 많이 돌아가는 건 아니다.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90%를 웃돌 정도로 높은 기업의 경우 고배당성향은 비용 과다지출보다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작년에 이어 2년째 현금 결산배당 계획을 밝힌 나이코의 경우 김지영 대표이사 본인과 아내, 자녀, 관계 회사 라미에코텍 등이 지분 99.87%를 보유했다. 다른 고배당 업체인 피엠에스 역시 김지영 대표이사가 지분 99.51%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작년까지 2년 연속 배당한 엘피케이는 작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이광 대표이사와 임원 1명이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으로서 지분 57.63%를 보유했다. 현재 지분율은 소폭 변했다.

세화피앤씨는 대표이사 본인이 보유한 지분 38%를 포함해 최대 주주 지분율이 46.98%다. 태양기계는 박창엽(33%) 대표이사와 가족, 임원 등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이 52%였다.

에프앤가이드는 최대 주주인 화천기계(7.87%)와 화천기공(7.44%), 계열사 임원 등이 가진 지분이 68.67%로 나타났다. 피엠디아카데미는 지난 회계연도 기준으로 유준철(24.39%) 대표이사와 회사 임원들이 총 43.61%를 가지고 있었다. 유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지난 8월 43.61%로 높아졌다.

◆ "배당금 소액주주에게 안 갈수도…배당활성화 정책 발맞춰"

초창기 기업의 '인큐베이터 시장' 역할을 담당하는 코넥스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상장사 대부분이 배당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형편이 안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올해 신규 상장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IT(38%) 바이오(23%) 기업의 경우 특히 그렇다. 초반엔 연구개발 투자비용 지출이 많이 들어가는 데 비해 매출은 오르지 않는다.

코넥스시장 내 절대적인 상장 기업수가 증가한 만큼 자연스레 배당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결산배당 확정사항은 대부분 기업 결산이 모두 끝나는 2월 이후 나올 전망이다.

거래소 코넥스시장부 관계자는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기업이라면 배당성향을 높이면 신규 투자자가 늘어나겠지만, 코넥스시장엔 최대 주주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기업이 다른 시장들에 비해 많다"며 "배당이 소액주주에게 안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배당활성화 정책에 발 맞추는 차원에서 (배당이) 가능한 기업이라면 배당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편"이라며 "다만 코넥스시장에는 스타트업 기업이나 바이오제약 기업 등 배당 형편이 안 되는 곳이 많아, 일률적으로 배당 확대를 주문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