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나성린 민생119본부장(왼쪽 부터)과 김정훈 정책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용태 정무조정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를 협의했다. |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당정과 금융당국이 신용·체크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카드업계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수료 인하로 총 6700억원 규모의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정책이 시행될 방침이어서 각 카드사는 경영혁신, 신(新) 먹거리 창출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 신용카드 수수료 1.5%→0.8%…소상공인 '환영' 카드업계 '난색'
2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당정과 금융당국은 내년 초부터 영세·중소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0.7%포인트,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0.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현행 1.5%에서 0.8%로, 연매출 2억~3억원의 중소가맹점 수료율은 2.0%에서 1.3%로 낮아지게 된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의 경우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1.0%에서 0.5%로, 연매출 2억~3억원 중소가맹점은 1.5%에서 1.0%로 인하된다.
이번 결정은 올해 초부터 지속된 기준금리 인하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자금조달 비용이 카드 수수료 원가 계산에서 20%나 차지하기 때문에 카드사의 요율 인하 여력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회계법인 등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수료 원가를 재검토한 결과 올해 수수료 인하 여력을 약 67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카드업계와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카드업계 전체 순이익이 1조원 규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6700억원의 순이익 감소는 업체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지난 2012년 연매출 2억원 이하의 중소가맹점에 대해 우대수수료율을 1.8%에서 1.5%로 인하했지만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는 내년 1월부터 인하된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연내 우대수수료율 인하 등 여전업감독규정 개정과 여신협회를 중심으로 한 TF 작업을 완료한다고 밝히며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 "VAN사 수수료 절감·부가사업 모색…수익향상 집중"
카드업계에서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수수료율 인하 정책을 존중한다면서도, 향후 수익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경영 효율화'에 만전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로 인해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영 혁신을 통한 비용절감, 신사옥 진출을 통한 순이익 창출 등 전사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밴(VAN)사 수수료를 절감한다거나 다양한 부가 사업을 탐색해서 수익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