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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차기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1200조 규모의 가계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금융'과 '금융교육' 강화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금융권은 소비자와의 장기접촉을 통한 '정성적' 정보를 대출 의사결정에 적극 활용하고 소비자 생애주기에 맞춘 금융교육 강화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중금리 상품 도입, 합법적인 통로를 통하지 않는 채무 상환 금지 등이 해결책으로 거론됐다.
◆ "가계부채 문제 소득절벽 만났을 때 큰 문제될 것"
사단법인 '소비자와 함께'(구 미래소비자포럼)는 한국재무설계㈜, 국회지속가능경제연구회 등과 함께 21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한국의 가계부채 해결방법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저소득층의 채무를 조정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 가계부채 해결 방안 도출을 위해 활발한 의견 교환을 이어갔다.
한국재무설계 오종윤 대표는 개회사에서 "우리 사회는 현재 12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전세값 폭등, 12조원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 등으로 인해 가정경제가 도탄에 빠져있다"며 "가계부채 문제는 매년 80만명에 이르는 퇴직자가 발생하고 노후준비 상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인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소득절벽에 이르렀을 때 더욱 큰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날 1번째 발제자로 나선 성신여자대학교 생활환경소비자학과 허경옥 교수는 △주택 매매를 위한 대출 증가 △전세자금 증가 △저소득층 생활비 대출 증가 △'베이비붐 세대'의 자영업 진출 위한 사업비 증가 △학자금 대출 증가 등을 가계부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가계부채의 규모보다 질적인 측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총 가계부채가 1200조원에 이르는데 대출이 경제활성화의 선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문제"라며 "가계부채가 부실화되지 않고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해야 하는데 질적인 면에서 심각한 상황"이라고 염려했다.
이어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1% 인상할 경우 내년 국내 가계 이자부담이 최대 8조원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빚 문제를 돈만으로는 풀 수 없다"며 "일종의 컨설팅 교육을 강화하는 식으로 대출수요자와 주변인들의 금융 지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금융위원회 권대영 금융정책과장 역시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금융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2번째 발제자로 나선 경북대학교 경영학부 설윤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준비 △지속적 금융교육의 중요성 △세대간 부채 이전 문제 △세대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향후 주목해야 할 부채 관련 이슈로 꼽았다.
그러면서 "총량적·미시적 관점에서의 적절한 정책적 조합과 부채를 줄이기 위한 소비자들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토론자로 나선 각계 전문가들은 '관계금융'과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위평량 박사는 "차기 경제위기가 온다면 가계부채 때문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면서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면 가난도 나랏님이 구제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실채권매각제도의 법제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부실채권 판매가 금융기관의 자율적 판단으로 진행됨에 따라 채무자의 기본적 인권이 심각한 침해를 받는다"며 "따라서 부실채권의 매각 기준·절차, 불법·불공정 추심을 통제하기 위해 은행법과 금융관련법에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채무자의 신용도와 상환 의지를 파악할수 있는 관계금융을 구축해달라고 기관과 정부에 요청한다"고도 말했다.
특히 서민을 대상으로 한 대출의 경우 '정량적 회계정보'에 의존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다양한 문제가 발생된다는 판단이다. 장기간의 접촉으로만 획득할 수 있는 '정성적 정보'까지 포함한 대출시스템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부연이다.
◆ "관계금융 시스템 구축 필요…채권 회수 합법적으로"
한국재무설계 오종윤 대표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 방안을 '생애설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계재무학적인 접근에서 '생애재무설계'라는 용어로 사용되며 개인과 가계의 라이프 사이클 내에서 개인의 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각 시기마다 필요한 자금 규모를 미리 예측하고 그에 맞춰 돈을 모아가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가계가 대출 실행 후 원리금 상환을 진행하면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대출이 실행돼야 한다는 말이다.
불법 채권 회수를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패널로 참석한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권대우 교수는 "합법적인 방법을 통하지 않고는 채권의 회수가 불가능하도록 막아야 한다"며 "법원을 통해 채권을 회수해야 하면 결코 채무자가 상환할 수 없는 액수를 받을 수 없다. 즉 돌려받을 수 없는 돈은 빌려주지 않게 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그렇게 되면 법률적으로 채무 적정성에 대한 논의가 새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