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구획정위' 합의 실패…책임 떠넘기기 '급급'
[컨슈머타임스 박정수 기자] 여야가 내년 총선의 선거구획정이 불발한 데 대한 책임을 상대당에 떠넘기며 갈등을 빚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11시간 넘게 회의를 지속했으나 선거구획정안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획정위의 획정안 국회 제출 법정시한(10월13일)을 지키기가 어렵게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농어촌 지역 대표성을 보장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와 양립할 수 없는 '비례대표 의석 축소 불가' 입장만 고집하고 있다"며 "다른 대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획정위가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데는 특히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일 수 없다면서도 농어촌 지역의 대표성을 언급하는 야당의 이중적인 태도가 한 몫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더 이상 눈치보기 정치, 대안 없는 엉거주춤 정치를 그만두고 비례대표 의석수에 집착하기보단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여당인 새누리당에 대해 선거구획정 논의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이 비례대표 의원을 축소하지 않고 농어촌 의석 수 감소도 최소화한다는 원칙 하에 복수의 안을 검토하고 있는 데 반해 여당은 지역구 수를 늘리자고만 주장하며 논의에 임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해 여야 협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비례대표 비중이 18%인데 그것을 더 줄이면 안 된다"며 새누리당 주장을 반박했다.
심 대표는 새정치연합에 대해 "내부 정치 논리에 빠져서 (여당이 주장하는 비례대표 축소를 수용하는 식으로) 후퇴시킨다면 아마 민주개혁세력이라는 명찰을 떼야 할 것"이라며 "(야권의 선거연대와 비례대표 문제는)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