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순매수, 오래 가지 않을 것"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NH투자증권은 장기간 순매도 행진을 멈추고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21일 전망했다.
오태동 연구원은 "세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기 전엔 외국인 투자금의 신흥국 유입이 단기간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과거 금리 인상기처럼 세계 경기가 뒷받침되지 않는데다 환차익을 노리고 값싼 달러를 들여와 주식을 사는 캐리트레이드 매력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역대 2번째로 긴 29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동결 결정 시점을 전후로 순매수 전환, 지난 16~18일 3일간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그는 "우선 이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낀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경기dml 방향성이 과거 금리 인상 시기의 방향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금리 인상기인 1994년과 1999년, 2004년 세계 경기선행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경기선행지수는 작년 1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 기울기는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오 연구원은 "경기 우려가 지속된다면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판단은 펀더멘털(기초여건) 회복이 아닌 단기 모멘텀 개선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중국 경제지표가 회복하며 신흥국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당길 가능성이 있다"며 "이 때 역시 외국인이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해 추세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환차익을 노리고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율 이점이 과거보다 약해진 점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욕구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오 연구원은 "미국 금융위기가 완화한 2009년 3월 이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624억 달러 순매수했다"며 "당시 국내 주식의 투자 매력을 결정하는 데엔 달러 차입비용과 원화의 강세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달러-원 환율 구간대별 외국인 매매동향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은 달러당 1050~1200원 수일 때 국내 주식을 매수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연기된 상황에서 달러 약세가 심화하기 어렵다"며 "현재 실질 실효환율 측면에서 볼 때 원화가 크게 저평가된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은 원화에 대해 8%의 절상 수익이 발생해야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이 1150원 안팎 수준일 땐 캐리트레이드가 가동되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외국인이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매수하는 캐리 수익지수가 현 수준에서 크게 오르기 어려운 만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는 공격적이거나 추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코스피가 V(브이)자형 반등으로 올해 고점 대비 하락폭의 절반을 회복했다"며 "코스피가 2050을 목표로 더 오르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어 지수 상승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으니 박스권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