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LF 등 패션업체 '종합유통기업' 넘본다
상태바
코오롱·LF 등 패션업체 '종합유통기업' 넘본다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4월 09일 07시 46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패션업 장기 불황 돌파구 모색…"패션-유통 경계 무너지는 추세"
   
▲ 코오롱의 첫번째 유통 플랫폼 '커먼그라운드'. 국내 최초로 컨테이너 쇼핑몰 형태로 지어졌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코오롱FnC, LF, 형지 등 국내 대형 패션업체들이 유통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종합유통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SPA나 아웃도어를 제외한 패션업 대부분이 깊은 침체기에 빠진 상황에서 가로막힌 성장 한계를 유통·신사업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 코오롱, 국내 최초 컨테이너 쇼핑몰로 유통 진출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코오롱 패션부문은 국내 최초,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쇼핑몰'을 열고 유통사업에 첫발을 내딛는다. 오는 10일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학교 앞 상권에 문을 여는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가 코오롱의 첫 번째 유통 플랫폼이다.

커먼그라운드는 외관부터 차별화를 두고 지역상권의 랜드마크를 노리고 있다. 3945㎡(약 1200평) 면적에 컨테이너 200개를 쌓아 올렸다. 영국 런던의 '박스파크',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테이너 파크'를 벤치마킹했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건축 양식인 만큼 소비자 눈길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쇼핑몰엔 독립 디자이너 매장과 길거리 맛집을 70여개 입점시켜 삼청동·부암동 같은 골목 느낌이 나게 꾸몄다. 특히 이번 쇼핑몰에는 '공유가치창출(CSV)' 의미를 담아 차별화를 뒀다는 입장이다.

입점 브랜드는 자영업으로 시작한 소규모 브랜드들이 대부분이다. 식음료 역시 대기업 브랜드가 아닌 길거리 맛집을 중심으로 꾸몄다. 자사 브랜드는 커먼그라운드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철저히 배제했다.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로 인한 지역상권과의 마찰을 원천 차단한 셈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약 40년 간 패션사업을 전개해온 코오롱FnC가 새로운 유통 사업으로 진출하고자 한다"면서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등에 국한된 기존의 유통 비즈니스와는 차별화된 유통 플랫폼으로 국내 역량 있는 비제도권 브랜드를 발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가치 창출의 의미를 추구한다"

자사 패션업과는 직접 진출 방식이 아닌 협업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부연이다.

코오롱의 유통사업 진출은 패션업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코오롱인더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7.12%, 당기순이익은 65.13% 각각 줄었다. 

비슷한 규모의 LF, 형지 등도 이미 같은 노선을 걷고 있다.

LF는 계열사 LF네트웍스를 통해 교외형 아울렛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인수합병(M&A)으로 몸집 키우기에 한창인 형지도 '바우하우스'를 통해 유통업에 진출했다. 

형지는 이를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끝마쳤다. 한상태 전 하이힐아울렛 사장을 영입해 패션쇼핑몰 바우하우스 사장으로 임명했다. 브랜드별로 나뉘어 있던 티셔츠와 스웨터 제조 업무를 통합기획본부로 통폐합 하고 신규사업팀을 신설해 EFC 인수업무를 담당하도록 했다.

형지 관계자는 "슬림하고 소통이 빠른 조직을 만들고 유통과 잡화 등 새로운 사업의 성장을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신경 쓰고 있다. 

◆ 패션에서 침구∙제화 등 영역 확장 "패션∙유통 경계 무너져"

LF는 패션 외 첫 사업으로 침구 브랜드를 낙점했다. 프랑스 명품 침구 브랜드 잘라(Jalla)와 독점 수입계약을 맺고 홈쇼핑∙온라인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액세서리와 패션을 넘어 리빙 제품군으로까지 소비자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조9000억 원 규모의 국내 침구 시장에서 3년 내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형지는 '에스콰이아'로 유명한 국내 토종 제화기업 EFC의 인수를 무난히 마무리 지었다. 그간 형지에 없었던 제화부문을 확충함으로써 종합패션기업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

패션∙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백화점 등에 높은 수수료를 꾸준히 지불해왔던 패션업체들로서는 자체 유통망을 욕심낼수 밖에 없고, 또 유통업체들은 콘텐츠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패션은 유통을, 유통은 자체 브랜드를 키우면서 패션업체와 유통업체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