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러브즈뷰티 엄정여 기자] <러브즈뷰티>가 창간 3주년을 맞아 '쿠션 화장품 시장 분석' 기획기사를 진행한다. 한국 여성들의 화장 습관을 바꾸고, 세계가 주목하는 아이템으로 자리한 쿠션 화장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성공 요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아모레퍼시픽, '쿠션'으로 세계인의 화장 문화 바꿔
K-뷰티 이끌 대표주자로 자리매김…글로벌시장서 '눈독'
요즘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뷰티 시장의 화두는 바로 쿠션 화장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 3월 국내 최초로 '아이오페 에어쿠션®'을 처음 선보인지 올해로 만 7년.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국민 화장품으로 승승장구하며 쿠션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 채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원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초판 한정 행사가격으로 4500원짜리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인 '어퓨 에어 핏 쿠션'과 4800원짜리 '미샤 매직쿠션'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세계 1위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 그룹의 대표 브랜드 랑콤은 지난 2월 말 코스맥스를 통해 국내 시장에 '블랑 엑스퍼트 쿠션 콤팩트'를 출시했으며, 이탈리아 화장품 브랜드 키코 역시 유럽 시장에서 'CC 크림 쿠션 시스템'을 선보였다. 올 들어 해외에서 쿠션 화장품을 출시한 것은 지난 1월 랑콤의 '미라클 쿠션 파운데이션'에 이어 두 번째다.
크리스챤 디올과 에스티로더에서도 쿠션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쿠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션'은 선크림과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등 기초 메이크업 제품을 특수 스펀지 재질에 복합적으로 흡수시켜 팩트형 용기에 담아낸 제품 유형으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덧바를 수 있도록 개발돼 여심을 사로잡았다.
아이오페 에어쿠션®, 라네즈 BB쿠션, 헤라 UV 미스트 쿠션, 아모레퍼시픽 트리트먼트 CC쿠션, 설화수 퍼펙팅쿠션 등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3개 브랜드를 통해 출시된 쿠션 제품은 2014년 한 해 동안 9000억여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2월 기준 누적 판매량 5000만 개를 돌파하며 그야말로 세계적인 쿠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쿠션 타입의 메이크업 제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통해 세계인의 화장 문화를 바꾸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제품은 국내외 114건의 특허 출원, 13건의 특허 등록을 통해 그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쿠션의 효시인 아이오페 에어쿠션®은 2013년 9월 단일 품목으로 누적 판매 1천만 개 달성은 물론, 지난해 2000억 원 판매 돌파 기록을 세우며 '4초에 1개씩' 판매되는 메이크업 시장의 베스트셀러임을 증명했다.
흐르지 않고 균일하게 찍히는 '주차 확인 스탬프'에서 아이디어 얻어
목욕 스펀지부터 소파까지 검토…구멍 80만개 발포 우레탄 폼 찾아내
2000년대 중반, 이미 많은 여성들은 자외선이 피부 건강에 좋지 않음은 물론 자외선을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사계절 내내 수시로 덧발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완성된 메이크업 위에 몇 시간 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는 일은 번거로웠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쉬운 방법으로 언제 어디서나 덧바를 수 있으면서 기존의 메이크업을 보완해 주는 자외선 차단제에 주목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갖가지 기술들을 총 동원한 가운데 기존과는 다른 방식을 적용, W/O(water in oil, 유중수형) 타입으로 산뜻한 느낌을 주되 튜브나 펌프가 아닌 특별한 용기를 사용해 안정성과 휴대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아이디어는 액체가 흐르지 않고 균일하게 찍히는 '주차 확인 스탬프'에서 얻었다. 점도가 낮은 W/O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의 내용물을 만든 후 내용물을 발포 우레탄 폼(스펀지)이라는 특수한 재료에 침투하게 했다.
연구진은 최적의 재질을 찾아내기 위해 스탬프 제조업체, 목욕용 스펀지 제조업체, 사인펜 제조업체, 인형 공장, 쇼파 공장 등 스펀지가 있는 모든 곳을 찾아 다녔다.
그 결과 80여만 개의 구멍을 가진 발포 우레탄 폼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정적으로 내용물을 담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것을 다시 컴팩트 타입의 용기에 담아 제품으로 완성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스탬프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가 탄생됐다. 발포 우레탄 폼의 스펀지를 내장해 내용물의 흐름성을 낮춰 주고, 이것을 팩트에 담아 휴대성을 높인 최적의 조합으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이를 '셀 트랩(Cell Trap)'이라 명명했다.
내용물을 찍어 바르는 특수한 형태의 에어셀(습식 우레탄) 퍼프를 사용한 것도 제품력을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
3중 구조로 되어 있는 퍼프는 상단부의 필름막이 오염을 방지해 주며, 중단부의 쿠션층이 공기를 머금어 피부에 부드럽게 밀착되도록 했으며, 하단부의 밀착층은 미세 셀 구조로 되어 있어 내용물이 뭉침 없이 얇고 균일하게 피부에 발릴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했다.
에어셀 퍼프는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던 합성 라텍스 퍼프를 사용했을 때보다 1.6배의 보수력을 갖춰 제품에 적합했으며, 항균 처리를 가미해 더욱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에어셀 퍼프를 통해 스펀지에 침투되어 있는 내용물을 발랐을 때에는 최초 대비 피부 온도가 3도나 떨어지는 쿨링 효과를 거뒀다. 이런 에어셀 퍼프의 기능성도 많은 고객들의 호응을 받아 본 제품과는 별도로도 판매가 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쿠션 성공 요인은 '혁신성'과 '편리한 사용감'
쿠션 사용 후 메이크업 시간 13분에서 7분으로 단축
리서치 전문 조사 업체인 TNS KOREA가 지난 1월 국내 7대 도시, 만 20~50세 여성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한민국 여성의 쿠션 사용 현황 및 사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타깃층인 20~30대 여성의 79%가 쿠션 제품을 사용해 본 적이 있으며, 61%가 현재 이를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의 쿠션 경험율은 94%에 육박하며 76%가 주 4회 이상 거의 매일 쿠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여성은 현재 BB크림(60%)보다 쿠션(61%)을 더 많이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쿠션 사용 후 메이크업 시간이 기존 13분에서 7분으로 단축됐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들은 쿠션 제품 사용 후 휴대 화장품 개수가 줄어 파우치가 가벼워지는 변화를 경험했다고 말했으며, 여성들의 인식 상에 쿠션은 선물하기 좋고 선물 받고 싶은 위시 아이템(Wish Item)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화장을 하는 여성이라면 어김없이 파우치 안에 꼭 하나씩 들어 있는 제품인 쿠션. 그렇다면 여성들은 도대체 왜 쿠션에 열광하는 것일까?
도장 찍듯 톡톡 두드려 바르면 원래 내 피부인 것처럼 자연스러운 피부가 연출되는 쿠션 화장품의 성공 요인으로 첫 손에 꼽히는 것은 제품의 '혁신성'이다. '복잡한 색조제품을 하나에 담은 올인원 제품으로 휴대가 쉽고 밀림 없이 덧바르기 좋아' 메이크업 시장의 혁신을 선도했다는 평이다.
휴대가 불편한 리퀴드 파운데이션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거울과 퍼프, 내용물이 한데 들어 있어 휴대성은 물론 언제 어디서나 수정 화장이 용이해 '편리한 사용감'도 강점으로 꼽힌다.
퍼프로 두들겨 주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손에 내용물을 묻히지 않고도 깔끔하고 청결하게, 짧은 시간 안에 베이스 메이크업이 가능해졌다.
또 피부에 얇게 발리면서도 커버력은 물론 촉촉함과 윤기를 선사해 물광 피부를 연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성된 메이크업 위에 지속적으로 덧바를 수 있어 자외선을 수시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퍼프 또한 세척이 가능하고 내용물 리필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결론적으로 결점 커버, 피부보정, 자외선 차단을 한 번에 해결해 줌과 동시에 무거운 파운데이션 병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어느 곳에서나 파우더를 바르듯 내장된 퍼프를 이용해 쉽게 수정 화장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쿠션 화장품에 열광하게 만든 이유다.
쿠션 화장품은 이처럼 '간편함'이 포인트다. 화장품을 손에 묻히지 않고도 톡톡 두드리면 화사한 얼굴이 단시간에 만들어진다. 가지고 다니면서 수정 화장용으로 덧바르기에도 편리하다. 제형부터 사용법까지 완전 새로운 제품이다. '세계 최초'라는 의미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 라네즈, 헤라, 설화수, 헤라, 리리코스, 베리떼, 프리메라, 한율,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에뛰드하우스, 랑콤, 키코, 러브즈뷰티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