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제철소 1고로 전경. (자료 사진) |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포스코(회장 권오준), 현대제철(대표 우유철 강학서) 등 국내 철강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 '러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으로 경쟁우위에 있었던 자동차 강판 시장에까지 중국산이 밀려들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계자들 사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중국산 철강재 수입 1340만t…전년 대비 34.9%↑
1일 철강·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 수입된 중국산 철강재는 1340만t에 달한다.
전년 대비 34.9% 뛴 수치다. 현지 공급 과잉으로 인해 H형강과 철근 등이 싼 가격에 밀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자동차용 강판 유입량도 증가세에 있다.
이 부문은 안정적인 물량 공급과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알짜 사업'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해 마진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포스코의 경우 전체 제품 생산에서 자동차 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자동차용 강판 수입량은 지난 2010년 4만9000t 규모에 불과했다. 2011년 12만300t으로 늘더니 2013년 14만5000t, 작년 18만6000t까지 급증했다. 4년 새 수입량이 3.8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중국 업체 바오산 철강은 2013년 경기도 화성시에 '철강가공센터'를 건립,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지엠 등에 물량 공급을 대폭 늘려가고 있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업체들은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는 작년 10월 전남 광양에 자동차 강판 생산 공장을 증설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강화하며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권오중 회장도 미래의 포스코를 위한 핵심 상품으로 자동차 강판을 꼽고 있다. 무게는 낮추면서 강도를 높이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작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당진에 고로 1~3기를 건설했다. 자동차용 강판을 가공하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을 합병, 덩치를 키웠다. 최근에는 동부 특수강까지 인수하며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 "품질 경쟁력 유지 중요"
포스코 관계자는 "자동차 강판이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지속 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품질 격차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 내 철강 생산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싼 가격에 많은 물량이 들어오고 있어 부담된다"며 "가격 경쟁력을 따라가기 보다는 품질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백재승 연구원은 "중국 제품 수입 증가로 인해 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당장 예측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수입량 증가가) 포스코-현대제철 입장에서 반길만한 뉴스가 아닌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는 고객 다변화, 현대제철은 계열사 납품 등 전략을 집중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 품질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