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박스 '서브스크립션' 1위 무색 사업 철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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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박스 '서브스크립션' 1위 무색 사업 철수하나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1월 29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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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구독 서비스 중단 자체브랜드 집중…"성장 한계 느낀 듯"
   
▲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서브스크립션커머스 리딩기업 '미미박스'(대표 하형석)가 돌연 상품정기구독 서비스를 종료, 시장 안팎에서 의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체 브랜드 육성을 위한 '선택과 집중' 차원이라는 게 업체 측 입장이지만 서브스크립션 시장의 태생적 한계를 느낀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 업계 1위 미미박스 서비스 중단 의문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미박스는 올해 들어 서브스크립션커머스인 '박스 카테고리'를 중단했다. 매달 소비자들이 1만6500원을 지급하면 10만원 상당의 화장품으로 박스를 구성해 정해진 날짜에 배달해주는 서비스였다.  

서브스크립션커머스란 정기구독을 뜻하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과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다.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업체가 상품을 자체 선정해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상거래를 뜻한다.

선택 가능한 콘텐츠 범람으로 구입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일명 '햄릿소비족'을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에 이은 '제3의 E-커머스'로 주목 받으며 최근 2~3년 사이 시장은 급성장했다. 2013년 3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600억원대로 팽창했다.

배달 가능한 품목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화장품, 유아용품 등 생활용품은 물론 액세서리와 의류 등 패션소품, 꽃다발이나 향초 같은 장식품, 유기농 농산물, 커피 원두, 수입과자 등 식료품, 애견샴푸나 영양제 등 반려동물용 생필품까지 앉아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대기업 할 것 없이 앞다퉈 뛰어들면서 유사업체와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CJ오쇼핑이 '베이비오박스' '켈리오박스'등을 론칭하며 이 시장에 발을 들였고 현대홈쇼핑의 H몰도 제철 식재료를 배달해주는 ''명인명촌 이야기 꾸러미'를 론칭했다. 이마트몰도 '정장남(정기적으로 알아서 장봐주는 남자)'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1년 글로시박스, 2012년 미미박스 출시 이후 도로시박스, 훈녀박스, W박스 등 '미투' 업체들도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장기간 사업을 지속하는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CJ오쇼핑은 일부 서비스를 1년 가량 운영하다 중단했으며 현대홈쇼핑 역시 1년여 만에 사업을 접었다.

중소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로시박스와 훈녀박스, 보보박스 등은 오픈 후 수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자취를 감췄다.

시장의 '자정작용'에 따라 서비스∙품질면에서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한 업체들이 자연스레 도태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정확한 시장 분석 없이 출혈경쟁을 벌인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업계 1위 미미박스까지 돌연 사업을 접으면서 시장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급팽창한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시장 전망을 업계 내부적으로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반짝 인기로 사라질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다.

◆ "자체 브랜드 없이 성장성 한계 판단"

미미박스는 2012년 창업 이후 매출규모나 가입자, 인지도 등 모든 면에서 가파른 성장을 거듭해 왔기 때문에 특히 이번 결정에 의문이 남는다. 서브스크립션커머스는 회사의 정체성과도 직결된 서비스였던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향후 자체 브랜드 육성에 집중한다는 게 미미박스 측 입장이다.

미미박스 관계자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사랑해주시는 소비자들이 많아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았다"면서 "자체 브랜드 육성이 전체적인 목표였고 한 분야를 집중 성장시키려다 보면 모든 분야를 다 잘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스 서비스는 '잠정적 중단' 상태"라며 소비자 반응에 따른 사업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자체 브랜드 없이 타 업체의 화장품을 받아 중간에서 공급∙마케팅 하는 방식만으로는 성장성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게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한편 미미박스는 최근 배우 클라라와 마틴카일 김세용 대표로 인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김세용 대표가 미미박스 대표라는 소문이 돌면서 미미박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김세용 대표는 미미박스 창립 멤버로 2012년 2월 창업 이후 잠시 이사직으로 재직했으나 그해 9월 퇴사, 미미룩을 창업해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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