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등 휠·타이어 도난방지 '락볼트' 애물단지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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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등 휠·타이어 도난방지 '락볼트' 애물단지 전락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0월 29일 0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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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영향 사실상 '무용지물'…어댑터 분실 따른 추가 비용부담↑
   
▲ 휠과 타이어 도난방지를 위해 적용된 락볼트와 어댑터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BMW코리아(대표 김효준) 등 일부 수입차에 적용된 휠·타이어 도난 방지 부품 '락볼트'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분리 과정에서 파손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분실하는 경우도 빈번, 재구매에 따른 소비자 비용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범죄예방용 폐쇄회로(CC)TV가 전국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환경 속에서 관련 절도범죄 자체가 희귀한 만큼 일반볼트로 교체 출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국내 시장서 '애물단지' 전락

2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락볼트는 휠을 고정시키는 5개의 볼트 중 1개 위치에 무작위로 심어져 있다. 1대당 4개. 휠과 타이어의 도난 방지를 목적으로 제작됐다.

특수한 모양으로 디자인돼 규격에 맞는 어댑터가 있어야 분리할 수 있다. 사람으로 따지면 지문과 같다.

국내에서는 BMW 전 차종을 비롯해 폭스바겐·푸조 등 일부 수입차 모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브랜드별로 모양이 제각각 인데다 같은 회사 제품도 연식·차종별로 다른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국내 환경과 부조화를 빚고 있다는 점이다.

차량 제조사가 출고 당시 지급한 어댑터 없이는 일반 공업사에서 타이어를 교체 할 수 없다.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 크기라 일반 사용환경에서 분실하는 소비자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작정 볼트를 빼려다 휠이 손상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용접 등을 이용해 휠 전체를 들어내야 한다는 게 일선 정비소 직원의 설명이다.

단종되거나 연식이 오래된 일부 차량의 경우에는 규격에 맞는 어댑터를 아예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 구입 비용도 다른 일반 볼트 4개의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분실이 잦은 어댑터의 경우 10만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수리비 부담 가중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실제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자동차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이와 관련한 불만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어댑터를 분실한 탓에 타이어 교체가 불가능, 수일간 차량 운행을 못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 주를 이룬다. 일반 정비소서 락볼트를 풀다 휠이 망가져 분쟁이 일어났다는 사례도 눈에 띈다.

국내 시장 특성상 불필요한 부품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미국·유럽 등과 비교해 좁은 도로환경 속에서 CCTV가 크게 발달한 만큼 타이어 도난 위험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대부분 차량이 보험에 가입돼 있어 타이어를 분실하더라도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 역시 강조된다.

일부 수입차 서비스센터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락볼트를 아예 일반 휠볼트로 바꿀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 자료 사진

◆ "작업자 실수까지 염려해야"

푸조의 경우 전 차종에 락볼트가 기본 제공됐었다. 작년 수입 모델부터는 이를 제거해 판매하고 있다. 관련 분실·파손 사례가 빈번함에 따른 조치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BMW가) 프리미엄 차량이고 타이어와 휠이 고가인 만큼 도난 방지를 위해 전 차종에 락볼트를 장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락볼트는 조이거나 푸는 도중 망가지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댑터 분실을 신경 써야 함과 동시에 타이어 탈·부착 때마다 작업자의 실수까지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CCTV 등이 발달돼 도난 방지 위험이 크지 않은 국내 시장 특성상 불필요한 부품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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