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게임빌(대표 송병준)이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으로 몸집을 키우며 CJ E&M 넷마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모바일 게임업계 선두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제노니아', '프로야구'등의 게임을 개발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컴투스 인수를 통해 확보한 시장점유율을 고려할 때 업계 지각 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 게임빌, 컴투스·나인휠스 합병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빌이 경쟁사였던 컴투스에 이어 모바일게임 개발사 나인휠스 인수를 결정했다.
나인휠스는 게임빌과 손잡고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인 '그레이프밸리'를 선보인 회사다.
게임빌은 최근 컴투스의 최대 주주인 이영일 부사장과 박지영 대표 및 특수 관계인들의 주식21.37%와 경영권을 넘겨받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매입대금만 700억 원으로 게임빌의 작년 매출 702억 원과 맞먹는 액수다.
그간 게임빌은 에버플, 디브로스, 릴렉스게임즈 등의 회사에 투자하며 지분율만 높여 왔다. 컴투스, 나인휠스로 이어진 과감한 인수합병 움직임은 CJ E&M 넷마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경쟁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아 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1조원대로 추산된다. CJ E&M 넷마블은 시장점유율 30%로 업계 1위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15%, NHN엔터테인먼트 6%, 게임빌과 컴투스가 각각 5% 수준으로 뒤를 쫓고 있다.
작년 기준 매출은 CJ E&M 넷마블이 2121억원,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1199억원, 컴투스와 게임빌은 각각 769억원, 702억원을 기록했다.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하면서 점유율은 10%로 뛴다. 업계 2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게임빌과 컴투스가 게임 유통에 필요한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타사가 운영하는 곳에 입점할 때 드는 수수료 등을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찾는 소비자 수는 곧 수익으로 연결된다. 10월 현재 게임빌이 운영하는 게임 플랫폼 '서클'은 가입자 2억8000만 명, 컴투스의 '허브'는 4000만 명의 글로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마케팅에 강점이 있는 게임빌과 자체 개발능력을 높게 평가 받는 컴투스가 힘을 합칠 경우 장기적으로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 "모바일 게임시장서 게임빌 영향력 커질 것"
한국투자증권 홍종길 연구원은 "CJ E&M과 위메이드가 과점하는 국내 시장 상황에서 풍부한 투자여력을 갖춘 대규모 온라인 업체들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모바일 게임시장의 경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임빌 관계자는 "인수합병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라 향후 계획 등 구체적은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게임빌이 정상적으로 합병을 마무리할 경우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