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칼로리' 음료 맹신했다가 '몸매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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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칼로리' 음료 맹신했다가 '몸매 망친다'
  • 정진영 기자 jin@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5월 07일 0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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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l당 4kcal면 '제로' 표기 가능…전문가 "오히려 살 더 찔수도"
   
 

[컨슈머타임스 정진영 기자] 롯데칠성음료, 한국 코카콜라, 동아오츠카 등 음료업체들이 생산∙판매하고 있는 '제로칼로리' 음료에 칼로리가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0ml당 4kcal 이하일 경우 칼로리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식품위생법이 만들어낸 촌극으로, 마셔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오해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 제로칼로리 알고 보니 "제로 아니야"

직장인 정모(서울시 마포구)씨는 최근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다이어트를 한 다던 친구가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를 계속 섭취했기 때문.

"다이어트를 한다더니 탄산음료를 그렇게 마셔도 되느냐"는 물음에 친구는 "제로칼로리라 괜찮다"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정씨는 "제로칼로리 음료라고는 해도 단맛이 확연히 느껴지는 데 정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건강과 몸매관리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저칼로리', '제로칼로리'를 내세우는 음료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현재 △한국코카콜라의 '코카콜라 제로', '코크라이트'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로' '펩시넥스' △동아오츠카의 '나랑드 사이다' △현대약품의 '프링클' △동원F&B의 '디톡' 등이 칼로리가 없다고 표시된 채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들 중 일부 제품에는 칼로리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식품위생법에 따라 100ml당 4kcal 미만이면 '0kcal'라고 표기할 수 있기 때문.

실제 코카콜라 제로의 경우 100ml당 0.24kcal, 나랑드사이다의 경우 100ml당 0.3kcal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칼로리 음료의 과잉 섭취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것.

특히 일부 제품의 경우 설탕을 넣지 않은 채 단맛을 내기 위해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 등의 고밀도 인공감미료를 첨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연구자들은 설탕을 대체하기 위한 이들 인공감미료가 인체의 당 조절대사에 혼란을 가져와 오히려 다이어트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미국 텍사스대학교의 헬렌 헤저드 교수는 6개월 간 성인 474명을 대상으로 저칼로리 탄산음료의 다이어트 효과를 실험한 결과 저칼로리 음료를 마신 그룹의 허리사이즈가 마시지 않은 그룹에 비해 70% 빠르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거짓 단맛이 오히려 더 많은 당 섭취를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 "'저'자 붙었다고 더 먹으면 다이어트 방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 넥스가 완전히 제로칼로리인 것은 아니다"며 "현행법상 100ml 당 4kcal 이하면 제로칼로리로 표기 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확히 어느 정도의 칼로리가 함유돼 있느냐고 묻자 "그건 말할 수 없지만 0kcal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나랑드사이다 100ml이는 0.3kcal의 칼로리가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제로칼로리'를 맹신하다가는 오히려 몸매 관리를 망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백병원 비만센터의 강재헌교수는 "저지방, 저열량이라고 표시된 제품의 경우 '저'자만 보고 많이 먹으면 살이 더 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열량, 저지방이라는 것은 원래의 제품에 비해 열량 내지는 지방 함량이 낮다는 것"이라며 "굳이 먹어야 한다면 고열량 제품보다는 '제로칼로리' '저칼로리'를 이용하는 게 낫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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