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그동안 간편송금 및 지급결제 시장 등에서 혁신적 모델을 선보였지만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2013년 비바리퍼블리카 법인 설립 이후 아직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이 그동안 자본금 부족으로 주춤했던 모습을 봤던 터라 토스가 어떤 식으로 자본금 문제를 풀어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임시 정례회의를 열고 외부평가위원회 의견 등을 고려해 토스뱅크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 인가 결정을 내렸다.
토스뱅크는 지난 5월 지배구조와 자본 안전성 문제로 한 차례 떨어졌지만 재도전에 성공했다.
토스뱅크는 자본금 2500억원(무의결권부 우선주 625억원)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컨소시엄은 예비인가 서류 제출 시와 동일한 △토스(34%) △KEB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이랜드월드(회사별로 각 10%)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한국전자인증(4%) 등이다. 이 외 알토스벤처스·굿워터캐피탈·리빗캐피탈 등 11개사다.
다만 지난 5월과 다른 점은 주주 전원 동의로 기존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을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추가 자본 조달이 필요한 경우 기관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겠다는 확약서,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최대주주인 토스의 경영실적 반등이다.
토스뱅크의 운영주체인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송금서비스 토스를 앞세워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라선 성공한 벤처기업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프랑스혁명 당시 구호로 '공화국 만세'라는 뜻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원래 치과의사였으나 2012년 중소기업청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이듬해 회사를 설립했다.
2016년 1월 1월, 토스가 단일 간편송금 서비스 최초로 누적 송금액 1000억원을 넘어서며 두각을 보인 가운데 8월에는 1조원을 훌쩍 넘겼다.
이후로는 송금을 넘어 결제, 지출관리까지 아우르며 종합 핀테크 허브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2017년 8월에는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을 돌파했으며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한국 기업 최초로 35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토스는 출시 4년여 만에 1600만명이 이용하면서 대표적인 간편 송금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토스의 이 같은 노력은 수익과 직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토스의 적자폭은 날로 확대됐다. 2016년 226억원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445억원까지 늘어났고,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한해 규모를 뛰어넘는 49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토스는 향후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광고나 보험 추천 서비스 등 새로운 수수료 수익 부분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오픈뱅킹이 시행되면서 수수료 비용이 지금의 10분의 1정도로 인하되는 효과도 얻게 됐다.
토스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나서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토스뱅크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서 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처럼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것과는 차별화되는 전략을 세웠다"며 "토스뱅크의 경우 향후 출범 2년 정도 안에 3조3000억원 정도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동시에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과 1000만명의 고객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융 이력이 부족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었던 '씬파일러(Thin Filer)'가 집중 타겟이다.
이를 위해 토스뱅크는 3가지 상품을 제시했다. 우선 중금리 신용대출이다. 신용등급·점수 평가 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출이 거절되거나 고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이 대상이다.
자동적금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예·적금 인식이 부족하다는데서 착안했다. 여기에 금융 이력 부족자도 이용할 수 있는 할부 상품 'POS(Point of sales)대출'도 선보인다. 기존 오토론이나 이커머스 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 무이자할부서비스와 같은 개념이다.
토스 관계자는 "기존 은행은 신용정보 부족으로 전체 금융 고객의 30% 수준에 달하는 약 1200만명의 중신용 고객에게 적정 수준의 대출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토스뱅크는 주주 및 제휴사와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 모델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