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잃은 보해양조, 경영 정상화 묘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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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끼' 잃은 보해양조, 경영 정상화 묘수는?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2월 31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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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2년 연속 감원 한파…중국서 해답 찾는다

▲ 실적 악화일로를 걷는 보해양조가 중국 시장을 공략하며 분위기 쇄신을 꾀한다.
▲ 실적 악화일로를 걷는 보해양조가 중국 시장을 공략하며 분위기 쇄신을 꾀한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광주∙전남에 뿌리를 둔 향토 주류기업 보해양조(대표 임지선)에 감원 한파가 불고 있다.

수도권 전략에 치중하면서 비용 지출이 늘어난 데다 그 사이 '집토끼'인 광주전남 지역의 경쟁률마저 뺏긴 것이 패착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해양조는 지난 27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구조조정 안건을 의결했다. 지점 통폐합 등으로 새로 개편되는 조직에서 배제된 직원은 자동으로 권고사직 대상이 된다.

이와 함께 입사 2년 차 이상, 만 58세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31일까지 희망퇴직도 접수한다. 권고사직 대상자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기본급 6개월분을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보해양조는 내부 공지를 통해 "현재 회사 상황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참담한 실적으로 생존문제와 직결되는 위기상황"이라며 "회사에서도 아픔을 통감하고 있으며 회사를 살리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임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보해양조의 실적은 최근 몇 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보해양조의 매출은 377억원으로 전년동기(505억원)보다 2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88억86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3분기에는 6억7500만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4분기에는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위기감이 높아지던 지난해 3월께 보해양조 임원들은 임금의 20~30%, 직원들은 10%를 자진 반납하며 힘을 보탰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15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지만 상승세를 이어가기엔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지난해 말 80명을 감축했음에도 상황이 요원치 않자 보해양조는 또 다시 조직개편을 단행하게 됐다. 이번 감원 인원은 50명 정도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5년 11월 부임한 오너 3세 임지선 대표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985년생의 젊은 경영인인 임 대표는 보해양조 창립자인 고 임광행 회장의 손녀이자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장녀다.

임 대표는 취임 이후 젊은 감성을 앞세운 '부라더소다' '복받은 부라더' 등 저도주 라인업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지만 '롱런'에는 실패했다. 부라더 라인업을 바나나, 딸기, 풋사과, 요구르트, 아메리카노 등으로 성급하게 확장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제품들을 앞세워 수도권 공략에 나섰지만 이 역시도 큰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 사이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보해양조의 대표 제품인 '보해소주'와 '잎새주'가 전국구 소주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의 공세에 밀려 점유율을 뺏기는 이중고까지 겪었다. 과거 지역 내 90%에 달하던 보해양조의 소주 점유율은 현재 50% 가량으로 떨어졌다.

보해양조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꺼내 든 카드는 '중국'이다.

보해양조는 지난해 중국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그룹의 기업간거래(B2B) 온라인 플랫폼 '1688.com'에 입점한 데 이어 올해 9월에는 기업-소비자거래(B2C) 플랫폼인 '티몰'에 브랜드관을 오픈했다.

아울러 20~30대 비율이 높은 중국 상해 화동∙화남지역 월마트 104곳에 잎새주와 복받은부라더를, 알리바바 산하 오프라인 매장인 '하마선생' 40곳에도 제품 7종을 입점시켰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국내와 함께 중국을 공략하면서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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