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0년 77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원, 지난해 3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점차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식품 제조업체들은 전통적 HMR 메뉴인 밥, 국, 만두 등에서 벗어나 면 요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식으로 즐겨 먹는 메뉴를 한 봉지에 담은 면 간편식 라인업이 늘어나고 있다. 냉장면, 냉동면, 건면 등으로 형태도 다양하다.
앞서 농심은 7월 듀럼밀(durum wheat)을 활용해 레스토랑 파스타 면을 구현한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를 론칭하고 면 간편식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그간 축적해온 건면 제조기술을 발휘한 게 특징이다. 농심은 2016년 말 '얼큰장칼국수'로 건면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현재 '둥지냉면' '후루룩국수' '건면새우탕' 등 다양한 건면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점차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려해 고소한 크림 소스를 더한 '농심 스파게티 까르보나라'를 추가했다.
즉석밥 1세대 '햇반'을 선보이며 시장을 이끌어 온 CJ제일제당도 면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HMR 브랜드인 '비비고'와 '고메'를 활용해 칼국수 2종, 짬뽕 2종 등 냉동면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1세대 건면, 2세대 유탕면, 3세대 냉장면을 잇는 4세대로 냉동면을 지목한 것이다.
최고의 면 배합비와 육수, 고명을 개발하기 위해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궁극적으로 2020년 간편식 냉동면 부문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한식 메뉴에 면을 접목시켜 'K-누들'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번에 출시한 '비비고 얼큰 버섯 칼국수'는 내년 1월 미국 수출이 예정돼있다.
유탕면 형태를 그대로 채택하면서 소스로 차별화를 더한 업체도 있다.
삼양식품은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면 간편식 브랜드 '파스타테이블'을 론칭했다. 첫 제품은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로 사랑 받는 '투움바 파스타'다. 유탕면 형태지만 페투치니면을 연상시키는 넓고 납작한 면을 별도로 개발한 게 특징이다.
'불닭'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도 개발했다. 분식집 대표 메뉴인 떡볶이와 쫄면을 접목한 '쫄볶이 불닭볶음면'이 그 주인공이다. 기존 불닭 시리즈 제품과 달리 면 반죽에 감자전분 함량을 높여 유탕면이지만 탄력 있는 쫄면의 식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오뚜기는 한국인이 선호하는 '미역국'을 유탕면에 적용한 '쇠고기미역국 라면'을 지난 9월 출시했다. 미역국에 잘 어울리도록 면에 국내산 쌀가루를 10% 첨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다 새로운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니즈)가 면 간편식 팽창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며 "면은 국가,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이기 때문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