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실제로 보면 처음엔 낯설어도 볼수록 정감 간다.
가장 변화가 큰 부분은 '자동차의 얼굴' 전면부다. 더 뉴 아반떼의 헤드램프는 이전 모델에 비해 눈꼬리에 해당하는 부위가 길게 늘어졌다. 또 안개등이 장착된 부위와 그릴을 비롯한 전반적인 요소들이 다면체를 펼쳐놓은 듯한 입체적 이미지를 연출한다.
측면부 캐릭터 라인이나 루프라인은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알로이 휠 디자인이 바뀐 점은 눈에 띈다. 더 뉴 아반떼 휠의 디스크 부위에는 바람개비 또는 물이 배수구로 빨려 들어가는 회오리 모양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에어로 타입)이 적용됐다. 바큇살에 해당하는 부분(스포크)들이 한데 결합된 모양으로 입체감이 더욱 강조돼 멋스럽다.후미등에는 권총의 옆모습이나 만화에서 단순화한 번개 모양을 떠올리게 하는 브레이크등 디자인이 적용돼 헤드램프와 함께 차량의 민첩성을 표방한다.
승차감이나 실내 공간 규모, 인테리어는 이전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핸들 안쪽 스포크 중 아래로 떨어지는 스포크는 은색 플라스틱 재질에 혓바닥 모양을 닮은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좀 더 스포티한 감성이 살아난다. 송풍구에도 은색 디자인이 적용돼 세련미가 강조됐다.
핸들 무게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아 주행 시 무난한 조향성을 구현한다. 고속 주행 시에도 안정적인 핸들 조작이 가능하고 차체 흔들림도 덜하다. 주행 시 안정성도 우수하다. 코너를 돌 때나 곡선 구간을 달릴 때도 타이어가 길에 딱 붙어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흔들림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차량 운행 중 관성력도 좋다. 페달을 어느 정도 깊게 밟다가 떼도 엔진 브레이크에 의해 감속되는 정도가 적다. 이 관성에 익숙해지면 연비를 높이는 운전 습관을 들이는 데도 유용하겠다. 가속력이나 출력이 전반적으로 기존 아반떼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향상됐다. 치고 나가거나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기타 준중형 세단보다 훨씬 낫다.
이밖에 브레이크 페달도 답력이 좋아 속력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나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 때의 노면 충격도 잘 흡수된다. 노면 소음도 잘 차단된다.
출·퇴근길 두 차례에 걸쳐 연비를 실험했다. 출근길은 남양주시에서 출발해 수석호평고속화도로를 지나 강변북로를 거쳐 서울 성수동까지의 31.8km 구간이다. 퇴근길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에서 북부간선도로를 거쳐 다시 남양주시로 돌아오는 구간으로 총 주행거리는 53.4km다.
출근길에서는 정체 구간이 없어 꾸준히 높은 속도로 달렸고 앞유리 성에를 제거하기 위해 잠깐 동안 히터를 틀었다 끄기를 반복했다. 급제동이나 급가속은 거의 실시하지 않았다. 이 결과 출근길 연비는 18.2km/ℓ로 기록됐다.
퇴근길에는 교통량이 너무 많아 시속 20km 이하 수준으로 달리다가 구리시에 들어서는 구간부터 조금씩 정체가 해소돼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종종 급제동을 했지만 급가속은 없었고 히터는 틀어놓은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다. 이에 따라 기록된 퇴근길 연비는 15.9km/ℓ다.공인 복합연비가 타이어 크기에 따라 14.0~15.2km/ℓ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연비가 상황에 따라 월등하게 나타났다.
다만 더 뉴 아반떼는 노면 소음을 제외한 다른 소리에는 약하다. 스마트스트림 1.6 가솔린 모델은 처음 시동걸 때나 공회전 시 엔진 구동음 음량에 있어서는 거의 디젤 차량 수준을 구현한다. 차량이 중저속 주행할 때는 엔진음이 거슬릴 정도로 들리지 않지만 콤포트 모드나 스포츠 모드로 고속 주행할 때 엔진 분당 회전수가 4000rpm을 넘어가면 갑자기 소음이 폭증한다. 차가 버거워하나 싶다. 풍절음(고속주행 시 바람소리)도 비교적 크게 들린다.
더 뉴 아반떼는 새로운 심장을 달고 디자인에서도 혁신을 일으켜 확실히 전작과 다른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타는 내내 '이거 아반떼 맞아?'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더 뉴 아반떼는 아반떼 브랜드를 엔트리카 수준 이하로만 인식해온 소비자들의 편견을 깨고도 남을 거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