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16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553억원)와 비교해 8.6% 증가한 것이다. 올해 캠코 채권 매각 등으로 발생한 370억원 가량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유지했다.
KB국민카드의 실적 상승은 자동차 할부금융 부문이 견인했다. 시장에 비교적 늦게 뛰어들었음에도 지난해 1분기 순익 22억원에서 올 1분기 89억원으로 4배 넘게 급성장했다. 반면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자동차 할부 시장을 독점했던 카드사들은 올 1분기를 기점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카드 수수료 수익도 증가하며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기조에서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KB국민카드의 올 상반기 카드 수수료수익은 2181억원으로 전년 동기(2094억원) 대비 4.2% 늘었다.
이처럼 수수료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카드 이용실적을 꾸준히 늘린 것이 주효했다. KB국민카드의 올 상반기 신용판매액은 9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 증가했고 특히 카드론 잔액은 5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0%, 전년 대비로는 11.1%나 증가했다.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 것도 좋은 실적을 내는데 한몫했다.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연체율은 1.23%로 지난 1분기 1.25%와 비교해 소폭 개선됐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연체율 1.32%와 비교해도 긍정적인 수치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40%로 전년 동기 대비 0.06% 상승했지만 3분기 연속 같은 수준으로 관리했다.
올 하반기 카드업계가 수수료 원가 재산정 등의 악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카드는 중장기적인 대비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KB국민카드는 하반기부터 대출총량규제에서 제외되는 중금리 대출을 더욱 늘리기 위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2016년부터 카드사 최초로 중금리 대출상품인 '생활든든론'을 판매 중이며, 올해 3월 말 기준 총 대출액이 3300억원을 돌파했다.
또한 렌탈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렌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모바일에서 이용 가능한 라이프샵 렌탈 서비스를 카드사 처음으로 시작한 후 올해에는 교원, 세스코, 넥센타이어 등과 지속적으로 제휴를 맺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코라오그룹과 합작해 캄보디아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인수하며 카드사 최초로 캄보디아에 진출하는 등 해외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코라오그룹이 현지에서 생산할 자동차 등에 대한 할부금융을 전담해 캡티브 마켓(계열사 내부시장) 확보가 가능해 졌다. 또한 캄보디아 금융회사의 여신 성장률이 연평균 30%를 웃돌아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비용 절감과 수익 다변화로 수익성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앞으로 마케팅 비용과 일회성 이익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