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24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대·중소기업 간 견고한 신뢰기반의 상생협력 생태계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납품단가 제값받기 등 입법과제의 국회통과를 위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 상생협력 대책은 더불어 잘사는 경제 구현을 핵심국정과제로 채택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뒷받침하고 저성장과 양극화를 극복하는 추세전환의 기회를 모색코자 수립됐다"며 "중기부를 중심으로 공정위, 산업부와의 부처협의, 동반성장위원회 등과의 협업, 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행위 개선, 대기업의 시혜성 상생협력을 넘어 더불어 상생협력·발전할 수 있도록 신뢰기반의 '공정과 혁신의 상생모델'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먼저 중기부, 공정위, 중소기업중앙회가 참여하는 '납품단가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부당한 대금 결정·감액 행위 등 납품단가 관련 수시 기획조사를 강화한다. 중기부는 신고 익명성이 보장되도록 신고사건 접수(불공정신고센터)시 일회성 등 위반 유형을 분석해 피신고기업 전반에 대한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약정서 미발급, 부당한 대금결정·감액행위에 대한 집중조사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상생법상 위법행위 유형에 부당한 원가정보 요구행위를 추가한다. 한 번이라도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하면 공공분야 입찰참여를 제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도입한다.
또 납품대금 조정협의제도를 하도급 거래에서 수·위탁거래로 확대하고 조정협의 신청에 따른 보복행위 금지규정을 하반기 상생법 개정을 통해 신설한다.
공정위는 불공정거래 감시 강화 및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제고하고자 중소기업 피해가 크고 앞서 도입된 위법행위와 유사한 7개 위법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한다.
중소기업 사업영역 보호대책도 마련한다.
이에 따라 민생에 영향이 큰 생계형 적합업종은 대기업의 진입과 확장이 금지된다. 이행강제금 등 이행력도 확보한다. 또 사업조정제도의 근간을 저해하는 조정 중 금품수수를 근절하기 위해 상생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중견·중소기업 간의 '갑질'을 막기 위해 '중견기업 동반성장 평가'도 신설한다.
소득주도 성장에 기여하는 상생협력 방안도 고민했다.
대기업이 사전 약정에 따라 이익을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협력이익공유제를 올해 상반기 안에 상생법에 법제화한다. 또 '성과공유확산추진본부' 내 '민관합동 확산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공유 수준별로 유형을 단계화하고 공유액·유형별 인센티브 차등화를 추진한다. 후속대책으로 6월 중 협력이익공유제 도입·확산 계획도 발표한다.
원가절감 이익 공유를 위해 성과공유 인정 유형을 현금공유 중심으로 대폭 개편해 단가 반영, 시제품 구매 보상 등은 제외하고 현금배분, 물량매출 확대 과제만 인정한다.
성과공유 모델 중 신제품 개발, 공정·성능개선 등 혁신형 과제를 확대하기 위해 '중소기업 맞춤형 과제제안' 방식도 도입한다.
대금회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상생결제를 중견·중소기업으로 확산해 1차 기업이 상생결제로 납품대금을 받은 경우 그 비율만큼 2차 이하 기업에 현금 지급 또는 상생결제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오는 9월 21일부터 시행한다. 상생결제 도입 우수기업에는 정부 정책자금 지원 시 대출한도를 확대해주는 등 융자 조건도 우대한다.
상생결제는 협력사가 결제일에 현금 지급을 보장받고 결제일 이전에도 구매기업이 지급한 외상매출채권을 대기업의 신용으로 은행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다.
상생결제에는 올해 2월 기준 331개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를 확대해 5년 동안 300개사가 더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반기별로 은행별 상생결제 취급 실적을 공표하고 동반성장지수 가점도 0.5점에서 최대 1점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대기업의 혁신자원을 개방·공유할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 등 신규 분야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출연금 1조원 등 상생협력기금도 조성한다. 30대 대기업 중심으로 상생협력 프로그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단계적으로 중견·중소기업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대기업 등이 스타트업 투자펀드를 조성할 경우 모태펀드가 펀드의 부족분을 메워주는 매칭출자(40%)를 추진한다.
대기업이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을 위해 상생협력기금 용도에 추가하거나 4차 산업 연구개발(R&D)을 지원할 경우 중기부 R&D 자금으로 매칭을 지원한다.
업종별 상생협력 협의체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혁신역량·노하우가 다른 기업에까지 확산하는 선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대·중소기업이 상생하려면 납품단가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며 "그래야 기본적인 신뢰가 쌓이고 상생을 통한 혁신, 나아가 개방형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